대구지하철 참사 사망자 192명에 대한 합동영결식이 사고 발생 131일
만에 거행됐다. 합동영결식은 그동안 추모공원을 조성하기 위해 결정된
부지가 주민들의 반대로 논란이 일면서 계속 미뤄져왔다.
29일 오전 10시 대구시민회관 광장에서 유족들과 시민 등 2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거행된 영결식에서 고건 총리를 대신해 추도사를 읽은
이영탁 국무조정실장은 『이번 참사를 계기로 국정 각 분야에서 안전을
최우선시하겠다』고 밝혔다.
유족을 대표해 여동생을 추모하는 오진희씨가 추모글을 낭송하자
영결식장이 울음바다가 되기도 했다. 이날 영결식은 일부 유가족들이
대구시 등 당국의 수습 과정에 분노를 터뜨리기도 했으나 전반적으로
조용히 치러졌다.
영결식에는 최병렬 한나라당 대표를 비롯해 강재섭 의원, 민주당 정동영
의원, 이정우 청와대 정책실장 등 정·관계 인사들도 참석했다.
영결식이 끝난 뒤 유족들은 사고지점인 중앙로역 지상에서 제 올리기,
진혼굿, 조시 낭독의 순으로 노제를 거행했다.
이번 영결식 거행으로 대구지하철 참사에 대한 수습이 거의 막바지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대구시와 부상자들은 지난 26일 부상자 127명 중 125명에 대한 보상액을
모두 119억3764만6700원으로 합의했고, 사망자 192명에 대해서도 현재
보상 협의가 진행 중이다.
그러나 몇 번의 진통 끝에 추모공원 부지로 선정된 대구시 수성구 삼덕동
천주교 묘역 인근의 주민들이 추모공원 조성을 반대하고 있어, 완전
수습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윤석기 유가족대책위 위원장은 『합동영결식을 고비로 참사 수습이 70%
가까이 마무리됐다』며 『영결식이 끝나면 희생자대책위를 축소하고
사무실도 이전하지만 모든 과제가 해결될 때까지 대책위는
존속시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