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낙정(崔洛正) 해양수산부 장관은 26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태풍 ‘매미’가 상륙했던 지난 12일 저녁 뮤지컬을 관람해 물의를 빚은 것에 대해 “대통령은 태풍이 오면 오페라 약속도 취소하고, 비가 오나 안오나 걱정만 하고 있어야 하느냐”고 말했다.
최 장관은 이날 경기도 과천 중앙공무원교육원에서 행정고시 합격 후 교육 중인 사무관 시보를 대상으로 특강을 하면서 이렇게 말하고, “우리는 언제까지 이런 나라에 살아야 하는가. 이제 이런 고정관념을 깨야 한다”고 말했다.
최 장관은 “예전에 하와이에 허리케인이 왔을 때 클린턴 당시 미국 대통령이 현지에서 주지사와 골프를 치니까 미국 언론은 ‘주지사가 골프를 치면서 대통령에게 어려운 사정을 장시간 설명할 수 있었을 테니 행운’이라고 보도했다”고 말했다.
최 장관은 “그러나 한국 신문은 ‘주민이 고통받는데 대통령이 주지사와 골프를 칠 수 있느냐’고 썼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 장관은 “노 대통령은 과거 해수부 장관 시절 모셔 보니 합리적이고 훌륭한 분”이라며 “노 대통령을 불안하게 보는 것은 고정관념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 장관은 이어 “요즘 ‘박정희(朴正熙) 대통령의 리더십이 그립다’는 말이 나오는데, 국가권력이 국민에게 폭력을 행사하던 유신 시절로 돌아갈 수는 없다”고 말했다. 최 장관은 “이제는 자유·민주시대가 됐으므로 공무원도 국민의 이익에 어긋나거나 부당한 지시에 대해서는 상관에게 ‘안된다’고 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 장관은 강의가 끝난 뒤 “후배 공무원들에게 올바른 공직자가 되려면 다양한 사고를 해야 한다는 취지의 강의를 하면서 여러 가지 예를 든 것뿐”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