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금인지 동장금인지 너무너무 괴로워."

MBC 드라마 '대장금' 출연자들이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높은 시청률로 인기를 얻고 있지만 출연자들의 고통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단역배우들도 출연을 가장 꺼리는 드라마로 인식됐다.

출연자들이 한목소리로 고통을 호소하는 것은 바로 추위다. 수라간 등 대부분의 장면을 경기도 의정부에 있는 MBC 문화동산의 야외세트장에서 찍는데 밤샘 촬영 때면 초겨울 바람이 그야말로 뼛속까지 파고든다.

한 여성 연기자는 "영하의 날씨속에 대여섯시간씩 기다리는 건 기본이고 그나마 추위에 떨다 촬영을 못하고 돌아가는 경우도 허다하다"며 "옷을 5∼6겹씩 끼워 입고, 몸 여기저기에 핫팩을 붙여 추위를 견디고 있는 실정"이라고 털어놓았다.

또 휴식이 거의 없는 강행군 속에서 부상자나 환자도 속출하고 있다. 그나마 최근 드라마가 안정되면서 월요일 하루는 쉬게 됐다. 하지만 이날도 개인용무나 CF촬영 등으로 숨돌릴 틈이 없긴 마찬가지.

여운계, 양미경 등 상궁역의 연기자들은 3~4㎏에 달하는 가체(얹은 머리) 때문에 머리가 하루종일 짓눌려 원형 탈모증에 시달리고 있고, 옷맵시 때문에 브래지어와 일반속옷을 벗고 특수제작한 속옷을 입어야 하는 극중의 수라간 나인들은 피부 건조증에 동상까지 걱정해야 할 정도다.

최근 출연진들 사이에선 "저러다 주인공 이영애가 쓰러지면 어떻게 하지"라는 우려섞인 한숨이 나오고 있다. 하루 찍어 하루 메우는 현재의 촬영 시스템으론 이런 돌발상황에 속수무책이다. 때문에 이영애는 10일 열일을 제쳐두고 20여일만에 달콤한 휴식을 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