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 명의 엘리트 가수가 탄생했다.
영국 유학파 출신으로 최근 데뷔 앨범을 출시한 서엘(23ㆍ본명 서동우). 영국 사우스 테임즈 컬리지를 거쳐 허트포드셔 음악 공학부에서 피아니스트 이루마와 동문 수학했고, 지난 4월 '런던 코리안 페스티벌 2003'에서 그룹 델리스파이스와 조인트 콘서트를 가질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았다.
가수 데뷔까지 그가 걸어온 길이 이채롭다. 서엘의 부모님은 두 번이나 피눈물을 흘려야 했다.
조숙했던 그는 중학교(영동중) 시절 홀로 영국 유학을 감행했다. 의사가 되겠다는 포부였는데, 눈물로 만류하는 부모님을 뒤로 하고 비행기에 올랐다.
그러나 지난 99년 애비 컬리지에서 의대 진학 졸업반에 재학 도중, 인생의 스승인 생물교사 브라이언 윌리스씨를 만나면서 삶이 방향이 180도 달라지게 됐다.
이후 부모님 몰래 자퇴를 했고, 3차례나 학교를 옮겨 다니며 음악 공부를 계속했다. 나중에 이 사실을 안 부모님에게는 다시 한번 매몰찬 불효자 노릇을 하며 오늘에 이르렀다.
우여곡절은 많았지만, 이번 1집은 서엘의 음악적 성숙도를 짐작케 한다.고등학교 시절부터 작곡해온 200여곡 중 고르고 고른 12곡으로 1집을 꾸몄다.
히트곡 제조기인 신훈철씨가 공동 프로듀서로 작업에 참여했지만, 신인임에도 예사롭지 않은 서엘의 능력을 높이 평가하며 한 곡도 터치하지 않았다.
타이틀곡 '슬픈 다짐'은 서엘이 고교 시절 작곡한 곡으로, '전람회'의 김동률을 연상시키는 묵직한 저음의 목소리가 웅장한 오케스트라 음악과 잘 조화를 이루며 한 번만 들어도 귀에 착 달라붙는다.
서엘은 SBS 파워FM '텐텐클럽' 등 각종 라디오 프로 게스트로 활동하며 재치만점의 입담도 과시하고 있다.
서엘의 부모님이 흘릴 3번째 눈물은 기쁨으로 가득 차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