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MC 겸 탤런트 조형기가 잠적했다.
MBC TV '일요일 일요일밤에' '전파견문록', SBS TV '한선교 정은아의 좋은 아침' 등에서 보조 MC로 활약하며 시청자의 사랑을 받아온 조형기는 지난 5일 이후 양 방송사의 모든 녹화 및 생방송을 펑크내고 프로그램 제작진과의 연락마저 두절되고 있다. 또한 경기도 고양시 일산의 집에도 사흘째 귀가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9일 확인됐다.
조형기의 갑작스런 잠적으로 '한선교 정은아' 제작진은 보조 MC 1명을 뺀 채 생방송을 진행시켰고, 녹화방송인 나머지 두 프로그램은 대체 출연자를 투입하거나 녹화 일정을 연기하는 등 비상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 '전파견문록'의 경우 2주전 녹화 시스템으로 아직 사전 녹화분이 남아 있긴 하지만 세 프로그램 모두 당장 이번주 방송 일정에 큰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4일 '전파견문록' 녹화장에서 일어난 '음주 방송' 시비. 30분이나 늦게 나타난 조형기에게서 술냄새가 풍겼고, 이 때문에 주변이 술렁대면서 제작진과의 가벼운 말다툼이 벌어졌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조형기는 "점심 먹으면서 반주 2~3잔을 한 것뿐이고 방송에서 문제를 일으킨 것도 아닌데 너무한 것 아니냐"라며 강하게 항의했고, 아무런 양해나 통보없이 다음날 '일밤' 녹화를 펑크냈다. 또한 SBS측에도 사전 연락없이 지난 8~9일 탄현스튜디오의 '한선교 정은아' 생방송에 잇따라 불참했다.
MBC측은 "시청자 센터에 조형기의 음주 방송 의혹에 대한 제보가 접수돼 주의를 환기하는 차원에서 제작진이 조언을 한 것인데 본인이 과민반응한 것같다"며 "사내 일각에서 잠정 출연정지 등 강경 대응론이 일고 있지만 본인이 과실을 인정한다면 그간의 공헌도 등을 고려해 선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SBS측도 "뭔가 알려지지 않은 딱한 개인 사정이 있는 듯해서 출연자 교체 등 조치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