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철(朴明哲) 북한 내각 체육지도위원장 겸 올림픽위원장이 자녀 결혼식을 초호화판으로 치렀다가 지난달 강원도 법동군으로 추방된 것으로 14일 알려졌다.
북한을 자주 왕래하는 중국의 한 소식통은 『김정일과 남다른 인연으로 막강한 권력을 쥐고 있던 박 위원장이 지난달 초호화판 자녀 결혼식을 올렸다가 김정일의 노여움을 사 즉시 철직(보직해임)된 뒤 강원도 법동으로 추방됐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박 위원장이 자녀 결혼식 때 호화판 음식을 차리고, 100여 명의 간부들을 비롯한 수많은 하객들로부터 달러와 엔 등 거액의 뇌물성 축의금을 받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박 위원장의 관용차를 몰던 운전기사가 지난 연말 개인적인 용도로 자동차를 운행하다 대형 인명사고를 일으켜 박 위원장이 어려운 처지에 놓여 있던 차에 호화결혼식 문제가 터져 그의 입지가 더욱 어렵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박명철의 지방 추방은 식량난으로 주민들의 생활이 날로 궁핍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김정일이 측근 인물을 일벌백계로 다스림으로써 권력층의 사치와 비리를 차단하고, 날로 악화되고 있는 민심을 무마하려는 조치로 보인다고 이 소식통은 해석했다.
박명철은 체육지도위원장과 올림픽위원장 외에 중요한 민원을 맡아 처리하는 당기구인 당중앙위원회 신소실 실장도 겸직해 막강한 권력을 휘둘렀던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평양방송은 지난달 29일 평양에서 열린 전국 체육인열성자회 소식을 전하면서(3.30) 문재덕을 체육지도위원회 위원장으로 호칭해, 박명철이 체육지도위원장에서 해임됐음을 확인했다.
박명철은 김일성의 신임이 두터웠던 대남 공작원의 아들로 그의 부인 김영숙은 일본에서 활약한 세계적인 프로레슬러 역도산(본명 김신락)의 딸이며, 차녀 혜정은 북한 여자역도 대표팀 감독으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