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관련 사회봉사명령 이행, 소중한 체험
`포르노 배우의 눈물'이란 칼럼을 통해 에로배우가 포르노 배우로 전락한 사건을 다룬 적이 있는데요. 해외에 본부를 두고 국내 사이트에 공급해온 제작자와 배우들이 단죄를 받은 내용이었습니다. 이들은 현재 법의 심판을 거쳐 사회봉사명령을 이행중인데요. 얼마전까지 성문제전문가로 유명한 구성애씨의 `푸른아우성'이란 성상담센터에서 청소년들을 상대로 인터넷 상담을 했습니다. 사회봉사명령의 일환이지만 그들에겐 더없이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단순히 돈을 벌면 된다는 내 생각이 이렇게까지 사회에 영향을 끼치는지 미처 생각지 못했어요. 포르노나 음란물에 중독되는 사람들이 겪는 후유증에 대해 알고 나니 충격적이었고 책임감을 느끼게 되었어요. 왜 처벌을 하는지도 알게 되었구요.”집행유예와 사회봉사명을 선고받고 동료 3명과 함께 자성의 기회를 가진 Y양(일명 딸기)의 얘기입니다. 그녀는 성적 유혹에 빠져들기 쉬운 청소년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많은 것을 깨달았다고 털어놓았습니다.
돈벌이 수단 선처엔 강력한 처벌 힘들어
며칠전부터는 종군위안부 할머니들이 생활하는 `나눔의집'에서 빨래와 청소, 말벗하기 등을 하며 봉사명령을 이행하고 있는데요. 역시 느끼는 바가 많다고 합니다. 이들에게 사회봉사명령을 집행중인 서울보호관찰소 위광환 관찰과장은 "돈의 유혹으로 인해 포르노배우로 전락했지만 이런 봉사활동을 통해 삶의 의지를 새롭게 하고, 성에 대한 올바른 시각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동안 유명 연예인들도 이곳을 많이 거쳐갔더군요.
포르노배우들은 대개 음란 및 비디오물에관한법률위반으로 법의 심판을 받게 되는데요. 같은 불법행위라도 제작자들과 달리 배우들에겐 법이 좀 관대한 편이어서 벌금형을 많습니다. `돈벌이 수단'이었다며 선처를 요구해오면 강력하게 처벌하기도 쉽지 않으니까요. 2~3년전엔 H양이 미성년자 신분으로 포르노비디오에 출연했다가 벌금형을 받은 적이 있고, 누드모델 A양 역시 벌금형을 받았습니다. A양의 경우는 가면 때문에 더 유명해져 화제가 됐었지요.
에로업계 불황 따라 탈선 악순환 반복
말이 났으니 말인데요. 요즘 에로업계가 초비상이라고 합니다. 활동중인 배우라고 해봐야 30여명에 불과해 에로비디오 전성기때 100명을 육박하던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쇠퇴 분위기인 셈입니다. 그래서 일부 이름있는 에로배우들은 누드모델로 진출하기도 합니다. 또 그 숫자가 많지는 않지만 에로배우의 20% 정도는 포르노배우로 방향을 트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유는 하나입니다. 평범하게 벗은 기존 에로연기에 대한 수요가 사라졌기 때문이지요.
한때 일본에서 가장 야한 섹스장면을 연출한 포르노배우도 사실은 국내 에로배우 출신의 J양이었습니다. 해외마켓을 조건으로 옷을 벗었지만 순식간에 그 존재가 알려져 논란거리가 됐지요. 갈 데까지 가버린 이들의 포르노는 국내 에로시장에 유입돼 에로영화를 죽이고, 설자리를 잃은 배우들이 또다시 탈선하게 되는 악순환을 거듭합니다. 적나라한 섹스장면을 여과없이 볼 수 있는 현실에선 가릴 것 다 가린 에로영화(세미섹스)가 설 자리가 없는 것이죠.
포르노배우 탈출구, 사회적 보호막 절실
특히 인터넷 방송 등 갈수록 지능적인 수단으로 유통되는 불법 포르노를 막기도 쉽지가 않습니다. 해외에서 활동하는 이들의 정체를 쉽게 파악하기도 쉽지 않지만, 요즘엔 007가방 두개 정도 분량의 장비만 있으면 국내에서도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쉽게 촬영이 가능하고 송출까지 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인터넷망이 있는 콘도나 모텔 등 어디서든 찍어 실시간으로 캐나다나 미국으로 보내고 법망을 피할 수 있는 그곳에서 자유롭게 재송출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Y양 등 일부 여배우들이 뒤늦게나마 후회와 반성의 시간을 갖게 된 것은 다행입니다. 하지만 이들이 포르노 세계에 다시 발을 들여놓지 않는다는 보장 또한 없습니다. 보호관찰관들 조차도 "유혹이 사라지지 않는 한 그 세계를 영원히 떠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단언할 정도니까요. 결국 돈에 눈 먼 불법 포르노 제작자들이 근절되지 않는 한 이들은 늘 희생양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개방화사회가 가속화될수록 이들에 대한 사회적 보호막은 더욱 절실합니다.
(스포츠조선 강일홍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