싫든 좋든 벗어날 수 없는 의무이자 권리
엊그제 `연예인 병역기피'와 관련해 MBC TV 아침 생방송 `아주 특별한 아침'에 패널로 출연한뒤 수많은 지인들로부터 전화를 받았습니다. 한결같이 한다는 말이 "방송은 잘 봤다만, 너 3년 군대 갔다왔으니 망정이지 면제받고 병역기피 어쩌구 하는 얘기 했으면 클 날뻔 했다"고 하더군요. 20년이 넘은 군대 시절이 새삼 떠올라 만감이 교차했습니다. 대한민국 남자에게 군대라는 존재는 좋든 싫든 벗어날 수 없는 족쇄인 모양입니다.
요즘 인터넷상에는 군복무를 마친 연예인 명단이 떠돌아다녀 눈길을 끌고 있는데요. 이들이 새삼 돋보이는 것은 왜일까요? 특별한 이유없이 병역을 기피하는 사람들에 대한 반작용은 아닐까요. 인기연예인이라서 아니면 스포츠스타라서 특별할 건 없습니다. 일반인이든 연예인이든 대한민국 남자라면 누구나 군복무를 해야 정상입니다. 느닷없이 `군대 갔다온 연예인 명단'이 화제가 되고 관심거리가 되는게 오히려 이상할 정도입니다.
병역면제후 왕성한 체력 과시하는 연예인
당당히 군복무를 마친 연예인들, 그들에 대한 네티즌들의 찬사는 끝이 없습니다. 누구나 하는 당연한 국방의 의무를 했을 뿐인데도 말이죠. 왜 이겠습니까? 이번 병역기피 사건의 연루자들 뿐만이 아닙니다. 겉으로 보기엔 지극히 정상인 수많은 연예인들이 갖가지 이유로 입대를 연기하거나 아예 군복무를 면제받았다는 의혹이 일기 때문입니다. 소위 면제받았다는 연예인들을 살펴보니 20대 후반에서 30대까지 대략 30~40명이 넘습니다.
이들이 정말 몸에 이상이 있어서 면제를 받았는지 납득이 안가는 부분이 많습니다. 습관성 어깨탈골을 이유로 병역을 면제받은 모 연예인은 TV 오락프로에 출연해서는 운동선수 못지않은 왕성한 체력을 과시해 팬들로부터 갈채(?)를 받았습니다. 어깨가 수시로 빠진다면서 어떻게 밧줄을 붙들고 타잔 보다 빠르게 장애물을 건너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입니다. 이뿐인가요. 심장판막증으로 군복무를 면제받았다는 모 가수는 더 가관입니다.
발라드부터 록까지 고음의 노래를 멋들어지게 소화합니다. 심장판막증이라면 호흡곤란으로 생활에도 지장이 많을텐데 고음처리는 어떻게 하는지 이해가 안갑니다. 이유도 다양한데요. 육체적인 장애 외에도 성격장애나 자폐, 심지어 정신병력까지 포함돼 있습니다. 그렇게 심각한 병력을 가진 주인공들이 TV에선 가장 멋지고 건강한 모습으로 비쳐집니다. `군복무를 마친 연예인'에 대한 특별한 관심은 바로 그들에 대한 실망 탓이겠지요.
(스포츠조선 강일홍 기자)
◇현역
▲탤런트 & 배우=안성기(ROTC), 차인표(8사단), 윤다훈(6사단 수색대), 정준호(1군 군악대), 홍석천(국방홍보원), 이훈(국방홍보원), 이종수(장군운전병), 이진우(특전사중사), 김상중(해병IBS 기습특공대), 유오성 최재성(특수부대), 정성화(백두산부대), 홍학표(1사단), 김정균(청와대경호실 부사관), 권상우 김범수(논산훈련소 조교), 신하균(포병), 박남현(특전사), 정동남(UDT 교관), 주진모(전경), 성락만(수도군단 특공연대), 강현종(국방홍보원), 진구(해군 헌병), 고세원(국방홍보원), 최민용, 류진, 감우성 등
▲가수= 장사익(육군문선대), 김흥국(해병대), 김정민, 윤상-하림(국방홍보원), 구본승(8사단), 김건모(해군홍보단), 이상우(28사단), 김민우, 유희열, 신정환(상록수부대), 남진(해병대), 전영록 강원래(육군선봉예술단), 김수근(해군홍보단), 고유진(국방홍보원) 등
▲개그맨=이경규(39사단), 이휘재(8사단), 박수홍(17사단) 남희석(수방사), 임하룡, 최병서, 김대희(11사단 수색대), 심현섭 김종국(해군홍보단), 이상운(학사장교), 강성범(운전병), 이혁재 장용,한무 홍록기(육군선봉예술단), 서경석(국방홍보원), 김용만(해군), 염경환(공군) 등
▲방송인=손범수(공군중위), 김승현(해군홍보단) 등
▲보충역(공익근무 포함)=박진영(미영주권자), 신승훈, 이병헌, 안재욱, 신동엽, 이정재, 이덕화, 김승우, 유재석, 김한석, 김동률, 류시원, 고영욱, 김진 등
◇복무중인 연예인
▲현역=홍경민, 크라잉넛 전원, 이민우, 이재황 등
▲공익근무=김사랑
▲방위산업체=싸이(정보처리기능사 취득 후 병역특례 지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