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이 15일 영국 B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작년 3월 미국의 이라크 침공은 “유엔 헌장을 위반한 불법 행위”라고 말했다.
그는 이라크 전쟁을 불법이라고 생각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대해 이라크에 대한 무력 사용 결정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승인을 필요로 했으며, 일방적으로 이뤄질 수 없는 것이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아난 총장은 이라크전을 통해 미국과 유엔 그리고 각국이 ‘뼈아픈 교훈’을 배웠다면서, “앞으로는 유엔의 승인과 국제사회의 폭넓은 지지가 없는 이라크식 군사행동이 재현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유엔 안보리도 사담 후세인이 위협적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이라크 침공에 15대0 만장일치로 결의안을 체택했었다”고 반박했고, 영국 외무부는 즉각 “당시 법무장관이 영국 정부의 무력 사용을 합법적이라고 확인했다”며 반발했다.
호주의 하워드 총리도 이라크 침공에 대한 법률 자문 결과, “전적으로 합법적”이라는 답변을 받았다고 말했다. BBC는 아난 총장의 발언으로 그와 미국의 관계가 당분간 다소 불편해질 것이라고 예상하면서도, 양측이 발언의 의미를 축소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