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도에 '해신(海神) 대박'이 터지고 있다.
해상왕 장보고(張保皐·?~846)가 주인공인 드라마 '해신'을 촬영하고 있는 전남 완도군 완도읍 대신리 소세포에 요즘 때 아닌 관광객들이 몰려들고 있다. 하루 평균 2000여명. 지난 12월 31일과 새해 첫날인 1일엔 무려 1만명이 넘는 '해신 관광객'이 몰려드는 바람에 완도의 숙박업소와 음식점은 그야말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숙박업소 방이 부족해 음식점들이 민박용 방을 빌려주는 사태까지 빚어졌다.
주 구경거리는 1200여년 전의 청해진(?海鎭)을 재현한 '청해포구 마을'. 장보고 본영, 객사, 저잣거리 등 촬영장 세트건물만도 42개 동이다. 거기에다 최수종, 채시라, 송일국 등 일급 배우들이 오가는 모습을 촬영장 가까이서 볼 수 있는 기쁨도 함께 누리고 있다. 특히 '역사체험'과 '탐구학습'을 하는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단위 관광객들이 많다. 이들은 대부분 완도읍과 해남을 연결하는 국도 77호선 도로 연변에 늘어서 200m 떨어진 세트장을 눈여겨보고 있다. 완도군청 오현철(37)씨는 "외지인들이 이렇게 계속 찾아들고 있는 것은 군이 생긴 이래 전례가 없던 일"이라며 "드라마의 부상과 함께 완도도 뜨고 있어 뿌듯하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러니 완도읍에도 '훈기'가 돌고 있다. 완도읍 '청실횟집'의 경우 '해신'이 방영되기 전인 지난해 10월 무렵에는 외부 관광객 손님이 거의 없었다. 그러나 상황은 확 달라져 하루 최소 30명 이상의 외부 관광객이 꾸준하게 식당을 찾고 있다. 주방장 정해일(48)씨는 "객지사람들이 식당을 계속 찾아와 해신 드라마의 효과를 보는 것 같다"며 즐거워했다. 횟집 '완도바다'도 마찬가지. 이 곳에도 매일 20명 이상 찾고 있다. 주인 김광선(57)씨는 "드라마 이후 외지인들의 비중이 70% 가량을 차지할 정도"라고 말했다.
숙박업소도 즐거운 표정이다. 완도읍 '씨월드 호텔'의 경우, 주말에는 객실 55실을 모두 채우고 있다. 드라마 촬영 이전에는 반도 차지 않았다고 했다. 차준국(40) 전무도 "봄이 되면 관광객들이 더욱 많이 찾을 것"이라며 "사람들이 찾아오기 시작하자 읍 분위기도 살아나고 있다"고 말했다.
대신리 '청해진 포구마을' 외에 군외면 불목리에는 중국거리와 수로시설을 갖춘 '당나라 신라촌'이 조성되었다. 실제 청해진이었던 장좌리도 완도읍에서 10여분 거리여서 관광객들이 촬영장과 청해진을 쉽게 구경할 수 있다. 촬영장 조성에는 KBS가 100억원, 완도군이 50억원을 투자했다.
완도군은 2009년 목표로 문화관광부와 해양수산부의 지원을 받아 사업비 706억원을 들여 청해진 유적지 복원, 기념관 건립, 장보고 동상 건립, 해양민속촌 건립 등을 추진해 완도군을 '해신 관광지'로 정착시킬 작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