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벌어진 공개 처형 장면을 담은 동영상 중 일부가 16일 북한 관련 인터넷 사이트 데일리nk(www.dailynk.com· 사진 )에 공개됐다. 전체 동영상은 일본 n-TV가 이날 오후 '뉴스 플러스 1'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방영했다.
동영상은 모두 90분 분량이다. 한 탈북자가 북한에 몰래 들어가 촬영해 n-TV에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북한에서 공개 처형이 공공연하게 저질러지고 있다는 보도는 여러 차례 있었으나 사진이나 동영상을 통해 확인된 것은 처음이다.
동영상은 이미 보도( 본지 11일자 A3면 )된 대로 지난 1·2일 함북 회령시에서 진행된 공개 재판과 재판에 이은 공개 총살 광경의 전 과정을 담고 있다. 회령 출신 탈북자 김광희(32)씨는 “동영상에 등장하는 지역이 회령시 오봉리와 유선동으로 보인다”면서 “공개 총살은 주로 혐의자의 거주지에서 행해진다”고 밝혔다. 그는 “과거에도 이곳에서 공개 처형이 실시된 적이 있었다”고 말했다.
동영상에는 수천명(n-TV 보도)의 주민들이 모인 가운데 11명의 혐의자들이 끌려나오고, 이어 공개 재판이 진행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판사가 사형을 선고한 뒤 "즉시 집행하라"는 목소리까지 담겨 있다. 이어 말뚝에 혐의자들을 묶는 모습이 보이며, 총소리와 함께 말뚝에 묶여 있던 혐의자들이 총을 맞고 고개를 숙이며 앞으로 고꾸라지는 모습 등이 생생하게 담겨 있다.
동영상에는 공개 처형 장소에 군중들이 타고 온 것으로 보이는 자전거와 주민들이 자전거 위에 올라가 처형 장면을 구경하는 모습도 등장하고 있다. 또한 공개 재판 내용을 방송하는 방송차 모습도 보인다.
동영상에 등장하는 공개 처형 당시 현장에 있었다는 한 북한 주민은 “3월 1일 2명, 2일 1명이 공개 총살됐다”면서 “1일 처형된 두 명은 1월 17일 공장 노동자 최재곤·박명길”이라고 전했다. 공개 처형 당시 현장에서 목격했다는 한 탈북자는 “공개 처형된 세 명은 북한 주민을 중국에 팔아넘긴 인신매매 혐의자와 미군 인식표를 팔려고 했다가 잡힌 사람들”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