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주원은 잘 생긴 데다 지적이기까지 해 김태희의 신인 시절을 연상시키는 배우. 얼마 전 포털 사이트 네이버가 군 입대로 인한 남자 배우 기근을 틈타 가장 뜰 것 같은 신인을 꼽았을 때 '제2의 원빈감'으로 첫 손에 꼽혔다. 서강대 경제학과에 재학 중인 지성파 연기자. 열심히 해서 올해 말에는 가장 뜰 것 같은 게 아니라 실제로 가장 뜰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욕심을 숨기지 않는다.
출발이 순조롭다. 1년6개월여 동안 찍은 영화 '무등산 타잔 박흥숙'이 오는 4월 말 개봉을 앞두고 있고, SBS 주말극 '토지'에 서희의 아들 영광으로 투입돼 후반부 스토리를 주도한다.
영화의 박흥숙은 빈민운동을 펼치고, 드라마의 영광은 학생운동을 펼치는 등 소신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치는 강한 캐릭터들. 곱상한 외모 탓에 정통 멜로물이 많이 들어올 것 같은데 의외로 두 작품의 캐릭터가 모두 거친 사나이 쪽에 가깝다.
"감독님들은 제 눈빛에서 반항이나 열정 등 뭔가 다른 걸 읽으시는 것 같아요. 실제로도 모범생이기보다는 반항아에 가까웠구요. 엇나가려고 하면 눈치채고 잡아주신 어머니 덕에 큰 사고는 안 쳤지만…."
'토지'는 미니시리즈 '때려'와 단막극 '깍두기'에 이은 세번째 드라마. "아직은 경험이 부족하다는 불안함이 있었던 만큼 이번 작품을 기라성 같은 선배들에게 열심히 배울 수 있는 기회로 삼겠다"며 의지를 불태운다.
한가지 아쉬운 건 급히 캐스팅되는 바람에 영광에 대한 캐릭터 연구가 좀 부족하다는 것. 성인이 된 후 학생 운동을 하면서 봉순의 딸과 사랑에 빠지는 연기를 펼치게 된다는 얘기를 듣고 나름대로 컨셉트를 잡고 있다.
영화 크랭크업 후 몇 달간은 운동하고 독서 하며 학생답게 보냈다. 최근에는 소설 '냉정과 열정 사이'와 '다빈치 코드'를 재미있게 읽었단다.
'토지'를 통해 '제2의 원빈', '남자 김태희' 등의 닉네임을 확실히 떨쳐내고 배우 고주원의 이름 석자를 확실히 각인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스포츠조선 정경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