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민. 그녀가 돌아온다.
프리랜서 독립 후 KBS 아나운서 시절과 비교했을 때 너무도 대조적일 정도로 조용히 지내온 그녀가 최근 김제동, 임창정 등의 소속사인 에이스 미디어에 둥지를 틀고 장르 불문하고 종횡무진하기 위한 제2의 스타트 라인에 섰다.
일주일에 7~8개 프로그램을 소화하느라 하루 2시간씩 새우잠을 자며 바쁘게 일했던 시절, 연기 전념이라는 잘못된 보도로 하루아침에 MC 제의가 사라져 하루를 1년처럼 산 시절 등을 모두 거치며 내린 결론은 워킹머신이 아니라, 무엇이든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즐겁게 살아야겠다는 것이다.
지난 한해는 EBS '장학퀴즈' MC 등을 진행하며 조용히 감각만 유지해왔다면 올해는 움츠린 만큼 멀리 뛰겠다는 각오로 출발신호를 기다리고 있다.
다재다능한 것 같다며 덕담을 건네자 다 잘하고 싶다는 말이 욕심으로만 비칠 수 있기에 두려운 질문이라고 말한다. 아나운서냐, 연기자냐 정체성을 밝히라는 흑백논리식 질문은 그래서 언제나 곤혹스럽다. 아나운서 출신은 그저 아나운서다운 일만 해야 했던 시절, 처음으로 유리벽을 깨고 연기, 뮤지컬 등 활동 무대를 넓힌 그녀였기에 주위에선 '용기있는 여자'로 칭찬했지만 혼자서 겪어야 했던 갈등이나 고통은 어마어마했다.
어떤 프로그램이든, 어떤 작품이든 잘 소화해낼 수 있도록 열심히 씨를 뿌렸다. 한국 무용도 배우고, 라틴 댄스도 배우고, 골프도 배우고, 1년에 서너번씩 미국 뉴욕에 사는 여동생 만나러 갈 때마다 현지 뮤지션에게 노래도 배웠다. 인연이 닿아 이번 학기부터 백제대 학생들을 대상으로 아나운서 실습에 대한 강의도 주 1회씩 맡았다.
영광과 상처를 뒤로하고 이제 팬들 앞에 다시 선 그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느낌으로 임성민만의 트레이드마크를 하나 만들었다. 바로 '웰빙 엔터테이너'다. "이제는 정말 일을 즐기면서 하고 싶어요. 행복해지고도 싶구요. 시청자들도 즐겁고 저도 즐겁게 일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찾아 연기든 MC든 열심히 할 겁니다."
(스포츠조선 정경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