퀴즈 세 개. '도레미파솔라시도' 8음계를 창안한 사람은? '코스모스'(우주)란 단어를 창시한 사람은? '철학자'(philosophos)란 말을 가장 먼저 쓴 사람은?
정답은 모두 피타고라스다. 학창시절 배운 '피타고라스의 정리'를 떠올리며 그를 고대 그리스의 수학자 정도로만 알고 있다면 큰 잘못이다. 그는 철학자, 과학자, 종교지도자, 천문학자, 음악가로서 서양의 지식과 지혜의 뿌리를 이루고 있다. 그의 철학은 플라톤의 사상에 깊은 영향을 주었고, 나중에는 초기 기독교 사상에 섞여 서양사상의 주류로 흘러들어 갔다.
피타고라스는 자신의 가르침을 글로 남기지 않았다. 적절한 지도를 해주는 스승의 도움이 없다면 지식은 오히려 해가 된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그는 제자들에게 철학의 목적은 "자신이 스스로에게 강요한 경계로부터 마음을 자유롭게 하는 것"이라 가르쳤다.
그가 기적을 행했다는 기록들도 전해져 온다. 농장을 쑥대밭으로 만들고 있는 사나운 곰도 그가 쓰다듬으면 숲으로 돌아갔다. 피타고라스도 스스로 신(神)이라도 되는 것처럼 말하기도 했다. "나는 살아있는 생명들의 고통을 덜어주고자 인간의 형상을 취해 유한한 삶을 사는 곳에 왔다"고.
피타고라스의 철학을 상세하게 설명하지만 어려운 철학책은 아니다. 출생부터 사망까지 그의 삶과 사상을 에피소드 중심으로 쉽게 재구성했다.
입력 2005.05.27.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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