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과 폐암과의 상관관계를 처음 밝혀냄으로써 수백만명의 목숨을 구하는 데 기여한 영국 과학자 리처드 돌 경(卿·92)이 24일 사망했다. 돌 경은 옥스퍼드에 있는 존 래드클리프 병원에서 숨졌다고 고인이 재직했던 옥스퍼드 대학측은 밝혔다.
그는 1952년 동료 과학자인 오스틴 브래드포드와 함께 흡연이 폐암의 "중대한 원인"이라는 것을 지적하는 연구 보고서를 발표했다.
그와 동료 연구진은 700명의 폐암 환자들을 인터뷰해, 의학 역사에 영원히 기록될 이 같은 연구 결과를 얻어냈다.
돌 경은 생전 인터뷰에서 "연구가 3분의 2쯤 진척됐을 때 나 스스로 담배를 끊었다"고 말했다. 그는 사망하기 직전까지 왕성한 연구활동을 벌였다. 지난해에도 젊은 나이에 흡연을 시작한 사람들 중 최소한 절반, 많으면 3분의 2가 흡연 습관 때문에 결국 사망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후속 연구를 발표했다.
돌 경은 그 세대 최고 과학자 중 한 사람이었으며, 경구피임·소화성 궤양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수백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1912년 런던에서 태어난 그는 1937년 런던의 성토머스병원 의대를 졸업했고, 2차대전 중 육군 의무대에서 복무했다. 전쟁 후 의학연구위원회에서 일을 시작했고, 1969년 옥스퍼드대학 교수가 됐다.
1970∼1971년에는 왕립과학원 원장을 지냈다. 1962년 유엔 암연구상, 2000년 유럽암학회 금메달 등 무수한 상을 받았으며, 1971년 경(卿)으로 추대됐다.
(런던=AP연합)
입력 2005.07.25. 18:32
100자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