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강은 겉으로 보기에는 유유히 흘러가지만 물속 상황은 전혀 다릅니다. 평평하던 강 바닥이 갑자기 쑥 빠지고, 소용돌이에 한 번 휘말리면 헤어나기 어렵습니다."
파주·연천·포천 어촌계장을 지내고 임진강 영어조합 대표를 맡고 있는 장석진(41)씨는 임진강의 '겉과 속'을 이렇게 말했다.
훈련 중이던 JSA(공동경비구역) 장병 4명이 숨진 임진강에서는 5월 24일부터 최근까지 두 달 동안 이들을 포함, 15명이 물에 빠져 목숨을 잃었다. 지난해에도 5월 말부터 10월 초까지 파주시 적성면 두지리와 연천군 왕징면 북삼리 25㎞ 구간에서 18명이 물놀이 중 숨졌다.
임진강의 총 길이는 254.6㎞. 남쪽은 가파른 절벽, 강 북쪽은 완만한 모래톱으로 이뤄졌다. 여름이면 많은 행락객들이 찾지만 곳곳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바닥이 고르지 않아 무릎 깊이 정도에서 갑자기 2~3m 깊이로 뚝 떨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강 표면은 잔잔해 보이지만 초속 3~5m의 급류가 흐른다. 1분이면 180~300m를 흘러가는 속도다. 탁한 물 색 때문에 강물의 깊이를 가늠하지 못하고 방심한 상태에서 물속에 들어갈 경우 자칫 익사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도 적지 않다. 특히 서해안 밀물이 역류할 때에는 상류에서 내려오는 강물과 밀물이 만나 곳곳에서 소용돌이를 일으킨다. 자갈과 바위가 쌓여있는 강바닥은 소용돌이를 더욱 불규칙하게 만든다.
임진강 어부들은 "그물을 던지면 한 쪽은 잘 풀어지다가도 다른 쪽에서 심하게 휘감기는 경우가 잦다"며 "물길을 잘 아는 우리도 자신의 조업구역이 아니면 쉽게 접근하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