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29일 한나라당과의 대(大)연정을 제안한 것과 관련, "진정으로 제안한 것은 선거제도 개혁이고 대연정은 (한나라당에 대한) 반대급부의 내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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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대통령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갖고 "대연정 하니까 사람들이 이것만 받아들이는데 제가 원하는 것은 대연정보다는 선거제도 개혁"이라면서 "선거제도 개혁을 아무리 하려 해도 안 되니까 정권을 내놓는 한이 있더라도 하고 싶다고 말한 것"이라고 했다.

노 대통령은 지역주의 구도 극복이 자신의 '대선공약 1호'라고 강조한 뒤 한나라당을 향해 "정권을 받기 싫으면 안 받아도 좋으니 (지역주의 극복을 위한) 선거제도 개편이라도 받아달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선거제도 개편 방안으로 권역별 비례대표제, 독일식 비례대표제 및 의원정수 확대 등을 거론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이정현 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검토와 논의할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유승민 대표 비서실장도 "어제는 정권을 내놓겠다고 했다가 오늘은 정권 내놓기 싫다는 것 아닌가"라면서 "장난하는 것이냐"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이날 공식 회의 자체를 갖지 않는 등 연정과 관련한 논의를 일절 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