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낯을 가려요. 술 먹으면 친해지는데."
스스로의 설명처럼 낯을 가리는 모양이다. 탤런트 고주원과 한참의 시간을 갖고 인터뷰를 하는데 참 힘들다. 열마디 물으면 한마디 돌아온다. 그것도 아주 진중하게.
날아갈 듯 한없이 가벼운 '요즘 아이들'과의 인터 뷰에 익숙해졌던 터라 그와의 대화는 오랜만에 느 껴보는 '생소함' 그 자체. 하지만 그래서 그가 더욱 기억에 남는다고나 할까.
★ 완벽남
KBS 1TV 일일드라마 '별난 여자 별난 남자'(극본 이덕재, 연출 이덕건)에서 엘리트 연기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다. 미국 유학파 경영학도 출신으로 홈 쇼핑 회사 본부장 장석현 역이 맞춤복처럼 딱 맞는다.
차가운 머리와 뜨거운 가슴, 게다가 외모와 학벌 그리고 돈까지. 세상 모든 여자들이 꿈꾸 는 최고의 '왕자님'이다.
"저랑 비슷한 점이 많아서 연기하기는 편해요. 하하."
실제로 서강대 경제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인 그는 공인회계사를 준비할 정도로 학업에 열 심이다. '신촌 얼짱'으로 불렸을 정도로 외모는 자타가 인정한다.
★ 연기
데뷔 2년 만에, 네번째 작품 만에 주연을 따냈다.
2003년 SBS '때려'가 데뷔작이었고 이어 '토지'에 출연했다. KBS 2TV '부활'을 통해 얼굴을 확실히 알렸고, 이번에 '별난 여 자 별난 남자'에서 주인공 자리를 꿰찼다.
'토지'에 캐스팅된 뒤에는 소설 24권을 완독했고, '부활'의 청년 사업가 역할을 위해선 사 업을 하는 선배 사무실에서 숙식을 해결했다. "독한 놈"이라는 소리가 절로 나온다.
★ 에피소드
'별난 여자 별난 남자'에서는 그래도 어깨에 힘 좀 뺐다. 차가운 듯 따뜻한 남자라 한결 가 벼운 마음으로 연기에 임하고 있단다.
상대역으로 나오는 김아중과는 한솥밥을 먹는 소속사 '동생'이라 편하다. 촬영 중 에피소 드를 말해 달라니 "아중이한테 맞은 기억밖에 없다"고 말한다. 아니 얼마나 아팠기에.
"감정을 실어서 때리나 봐요. 아님 역할에 충실하거나. 흐흐"
인터뷰 말미에 가서야 '경계'를 풀었는지 우스갯소리도 곧잘 한다. 다음엔 술 한번 먹어봐 야겠다. 참고로 그의 주량은 소주 두병이란다.
(스포츠조선 유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