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호텔에서 가을 주말을 보내보는 것은 어떨까. 서울 강남이 코엑스나 롯데월드 같이 북적북적하게 즐길 곳이 많다면, 강북은 청계천과 남산으로 대표되는 자연환경과 고궁·미술관 등 문화자원이 풍부한 지역이다. 특히 도심 호텔들은 가을을 맞아 주말에는 최고 절반 가까이 할인된 가격을 내놓았다. 피트니스 클럽과 수영장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상품도 만드는 등 저마다 특색을 살려 손님들을 불러모으고 있다.

남산이 훤히 바라보이는 밀레니엄 서울힐튼호텔 객실에서 커플이 창 밖 풍경을 감상하고 있다. 가을 도심 호텔들이 내놓은 패키지 프로그램들은 내용이 다양하고 가격도 비교적 저렴하다.허영한기자 younghan@chosun.com

서울시청 부근의 서울프라자·롯데·웨스틴조선·프레지던트 호텔은 청계천과 도보로 10분 거리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이를 활용한 상품을 운영 또는 계획 중이다.

서울프라자 호텔은 '가을엽서' 패키지를 11월30일까지 운영한다. 호텔에서 주는 베스트셀러 책 1권을 받아들고 인근 청계천이나 덕수궁 등 벤치에 앉아 호젓하게 독서의 재미에 빠져들 수 있다. 밤엔 시청 앞 서울광장이 내려다 보이는 디럭스룸이 제공되고, 체크아웃 시간은 오후 2시까지 연장된다. LG아트센터에서 열리고 있는 뮤지컬 '아이다' 관람권과 스카이라운지 조식이 포함된 상품(35만원)도 있다.

프레지던트 호텔은 31일까지 한달간 '청계천 새물맞이' 객실 패키지를 운영한다. 청계천 관광을 끝내고 퇴실할 수 있도록 체크아웃 시간을 3시간 연장했다. 부페 이용시 20% 할인된다. 매니저 이상호씨는 "서울 외곽과 지방 거주자들의 문의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호텔도 '가을풍경' 패키지를 선보이고 있다. 주말 가족 나들이객을 위해 추가 침대를 무료로 제공하는 등 고객 편의를 돕는다. 골프 연습장도 50% 할인된다.

웨스틴조선호텔은 커플들을 위해 '로맨틱' 패키지를 마련했다. 연인이나 부부 고객에게 와인·꽃다발·화장품을 선물로 주고, 체크아웃 시간도 오후 3시로 연장했다. 9층과 17층에 있는 라운지에서 서울시내를 바라보며 칵테일을 마실 수 있다.

밀레니엄 서울힐튼 호텔은 올해 가을 패키지를 처음으로 선보였다. 병풍처럼 남산을 둘러싼 호텔 객실에서 남산을 바라보는 것도 좋고, 소월길을 따라 서울타워까지 올라가 시내전망을 즐길 수도 있다. 스위트 패키지 이용 고객에겐 귀빈층 라운지 사용과 실내 골프연습장 무료 이용 등의 혜택이 주어진다.

서울신라호텔에선 1만2000평에 조성된 야외조각공원에서 남산 자락의 단풍과 70여점의 현대 조각품을 감상할 수 있다. 토요일마다 호텔 베이커리의 주방장들과 아이들이 함께 하는 '케이크 만들기' 프로그램이 포함된 파티셰 패키지(22만원)를 마련해 놓았다. 토요일 밤 9시부터 1시간 동안 숙면을 도와주는 나이트 요가를 체험할 수 있고, 일요일 밤 10시부터 1시간 동안 노화예방 및 멋진 몸매를 만들어주는 아쿠아 댄스 시간도 있다.

그랜드하얏트서울에선 28·29일 양일간 '할로윈' 패키지를 준비했다. 낮엔 피트니스 센터의 수영장과 체육관을 마음껏 이용하며 여유로운 휴식을 즐기고 밤엔 가장 괴기스런 의상을 선정하는 '할로윈 베스트 드레서' 콘테스트에 참여할 수 있다. 남산 중턱에 위치해 있어 남산공원과도 가깝다. 다음날 조식은 남산의 상쾌한 공기를 마실 수 있는 테라스에서 먹을 수 있다. 세종호텔도 11월30일까지 호텔에서 출발, 청계천을 거쳐 동대문쇼핑몰까지 가는 셔틀버스를 운영하는 등 가을 도심관광을 위한 준비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