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골퍼 손민한 어때요?"
2005년 프로야구 MVP 손민한(30)을 가장 가까운 곳에서 지켜보는 부인 김민정씨(31)의 말이다. 만약 야구를 안 했다면 어떤 모습일까를 묻자 대번에 '골퍼 손민한'이 나왔다. 김민정씨는 "아프지 않고, 딸 가은이와 좀더 많은 시간을 함께 해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남편 손민한'에게 전했다. '2005년 최고의 선수' 손민한을 탄생시킨 김민정씨의 'MVP급 내조'를 살짝 들춰봤다.

―남편 손민한은 몇 점인가요.
▶제가 몇 점이라고 하긴 좀 그렇지만 많이 주고 싶네요. 자상한 아빠라는 점을 꼭 부각시켜 주세요. 집에 있는 시간이 많지 않은데 밖에서도, 집에서도 모두 100점이라면 좀 인간미가 없지 않나요?

―결혼 전과 후, 달라진 점이 있나요.
▶남자들은 다들 결혼하면 달라지지 않나요?(웃음) 늘 옆에 있으니까 연애할 때만큼 신경을 못 쓰는 것 같긴 하죠. 하지만 제가 이해해야죠.

―집안일은 얼마나 도와주나요.
▶마음은 있는데 몸이 힘드니까 쉽지 않나봐요. 가끔 마트에 함께 장보러 가요.

―야구장에 자주 가나요.
▶ 한달에 한번 정도는 가요. 부담을 줄까봐 그 이상 자주 가진 못 해요. 지켜보는 저도 너무 긴장이 되구요. 남편이 선발등판할 때는 마음이 안 편해서 TV 중계도 잘 못 봐요. 온 힘을 다해 던진 남편이 집에 와서 편히 쉴 수 있게 저는 정신을 차리고 있어야죠.

―야구를 안 했다면 지금 어떤 모습일까요.
▶골프를 하면 잘 했을 것 같아요. 흥미도 있고, 적성도 맞나봐요. 운동신경이 남다른 덕분인 것 같아요. 함께 필드에 나간 적은 아직 없어요.

―둘째가 아들이길 은근히 바란다는데.
▶저는 둘째도 딸이었으면 좋겠는데, 남편은 아들을 바라는 것 같아요. 나중에 가은이(첫째딸)가 컸을 때 여동생이 있는 게 왠지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남편이 영화배우 송강호씨와 닮았다는 얘기도 있는데요.
▶예전엔 전혀 아니라고 생각했었는데, 요즘엔 좀 닮았는가 싶기도 하네요.(웃음) 사진으로 보시면 닮은 것처럼 보이지만 저는 늘 옆에서 실물을 보니까 다른가봐요.(웃음)

―남편이 낚시광이라고 소문났는데 함께 가나요.
▶결혼 전에는 한두번 같이 갔는데 요즘은 아이 때문에 저는 못 가요. 서운하진 않아요. 오히려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취미생활이 있다는 게 고마운 일이죠. 제가 다 해주지 못하는 부분을 낚시가 대신 해주니까요.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는 언제였나요.
▶올해 마무리로 두번 나왔을 때(7월13,14일 잠실 LG전)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TV로 봤는데 당황스럽기도 하고, 속상했어요. 안 그래도 힘들텐데 이틀 연속 마무리로 나오니까 눈물이 나더라구요.

―남편에게 바라는 게 있나요.
▶그저 아프지 않았으면 하는 것 뿐이죠. 너무 무리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지금도 좋은 아빠, 좋은 남편이지만 아이와 좀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구요.

◎"팬 여러분 덕분에 제가 여기 섰습니다"

'MVP' 손민한(30ㆍ롯데)이 팬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손민한은 6일 오전 1시19분쯤 롯데 구단 홈페이지(www.giantsclub.com) < 갈매기마당>에 '감사합니다. 여러분….'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손민한의 메시지는 순식간에 조회수 1000을 돌파했고, 50여개의 댓글이 붙기도 했다.
다음은 게시물 전문.
"올 한해 여러분의 덕분으로 따뜻한 겨울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저 혼자만의 노력으로 이뤄진 것이 아니라 모두 롯데를 지켜주시는 여러분과 일년동안 함께 고생한 동료선수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제가 이 자리에 설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의 함성소리가 아직도 제 귓가에 생생합니다.
한편으론 영광된 자리에 혼자였다는 사실이 미안하고 그만큼 더 많은 책임감을 느낍니다.
롯데를 사랑하시는 모든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리며 내년에는 가을에 야구를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스포츠조선 곽승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