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드라마 '신돈'(MBC)의 희비 윤씨를 기억하는지.
자식을 왕위에 앉히려는 표독스런 연기로 잔잔한 반향을 일으킨 지성원(29). 지난해 말 그가 슬그머니 극에서 빠지자 드라마 게시판에는 '예쁘고 연기 잘하는 배우가 어디 갔느냐'며 안부를 묻는 글이 쏟아지기도 했다.
"뜻밖의 성원에 놀랐어요. 그저 감사하죠. 다시 일을 시작한 것만으로도 기분 좋았는데 더 열심히 해야겠어요."
많은 이들이 지성원을 신인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그는 지난 2000년 SBS 공채 출신으로 데뷔 7년차를 지나고 있다.
활동 초기 지성원은 드라마 '이 부부가 사는 법', '팝콘' 등과 영화 '춘향전'에 출연하면서 제법 탄탄한 커리어를 쌓았다. 하지만 지난 2002년 매니저와의 계약 관계가 틀어지면서 큰 공백기를 맞는다.
"조바심도 많이 났어요. 일도 안 들어오고 이러다 시집은 어떻게 갈지 걱정도 많았죠(웃음)."
지난해 '신돈'의 캐스팅은 커다란 반전이다. 나중에 전해들은 캐스팅 이유도 '오랜만에 하니까 독하게 할 줄 알았다'는 것.
낭중지추랄까, 와신상담이랄까. 묵은 연기 갈증은 질투, 욕망, 암투 등 궁중 여인이 갖는 원초적 본능으로 폭발했고 큰 호평을 불러일으켰다. 당초 10회까지 등장하기로 했으나 예상 밖으로 인기를 끌자 10회 더 출연 했다. 처음 세운 목표를 이뤘느냐고 묻자 "표현력에 자신감이 붙은 것과 함께 출연한 중견 선배들에게 인정받은 것이 가장 큰 수확"이라고 웃는다. 한때 플루트를 전공했고 미술, 문학 등 다른 예술 장르에 취미를 가진 것도 연기 소양을 키우는데 도움이 됐다고 한다.
지난해 얼굴을 알린 지성원에게 올해는 이름을 아로새길 한해가 될 듯하다. 악녀로 변신한 베스트극장(MBC)이 방영을 앞두고 있으며, 상반기 영화와 드라마 출연을 위해 구체적인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다.
"심은하씨와 많이 비슷하대요. 존경하는 선배를 닮았다니 기분이 무척 좋죠. 이제 외모뿐 아니라 다면적 연기까지 선배를 닮았다는 얘기를 들어야죠."
(스포츠조선 이재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