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특유의 거센 바람이 제주도 출신 아마추어 골프 선수의 프로대회 돌풍을 우승으로까지 밀어줬다. 국가대표 강성훈(연세대)이 한국프로골프(KPGA) SBS코리안투어 시즌 개막전인 롯데스카이힐오픈 골프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강성훈은 16일 대회장인 제주도 서귀포시 스카이힐골프장(파72·7168야드)에 불어닥친 강풍으로 인해 최종 라운드가 취소됨에 따라 전날 성적인 3라운드 합계 2언더파 214타로 우승컵을 안았다.

아마추어 선수가 프로 대회에서 우승한 것은 이번이 통산 5번째로, 지난 2002년 뉴질랜드 교포 이승용이 매경오픈을 제패한 후 4년 만이다. 강성훈은 아마추어 신분이어서 우승 상금 6000만원은 이븐파 216타로 2위에 오른 신용진에게 돌아갔다. 스카이힐골프장에는 이날 오전 일찍부터 초속 12.5m의 강풍이 몰아쳐 그린 위에 올라간 공이 바람에 밀려 굴러다닐 정도여서 두 차례 경기가 중단됐다. 이에 따라 경기위원회는 정상적인 경기 진행이 어렵다고 판단, 최종 라운드를 취소했다.

대회 조직위는 우승자인 강성훈에게 미PGA투어 마스터스의 '그린 재킷'에 해당하는 금색 두루마기를 입혀줬다. 이 의상은 지난해 11월 부산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회의 때 각국 정상들이 입은 두루마기에서 얻은 아이디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