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포터가 가운을 벗고 런던의 연극계에 나타난다. 해리포터로 국내에 잘 알려져 있는 아역배우 다니엘 래드클리프는 더 이상 우리가 기억하는 동그란 안경과 덥수룩한 머리를 한 다락방의 불쌍한 꼬마 아이가 아니다. 그는 2007년 런던 웨스트엔드에 올려지는 연극에 나체로 출연하며 연극 무대에 데뷔할 것으로 보인다.
17세의 배우 다니엘 래드클리프는 피터 쉐퍼(Peter Shaffer)의 '에쿠우스(Equus)'에서 앨런 스트랑역을 맡을 예정이라고 전해졌다. '에쿠우스'는 73년 영국 국립극장(National theater)에 처음 발표되며 연극계에 큰 반향을 일으켰던 실험극으로 말에 집착하고 이유 없이 말의 눈을 찔러 정신과 의사와 상담을 하는 앨런을 통해 인간의 마음 깊숙이 꿈틀거리는 열정과 욕구, 나오려 발버둥치는 원초적인 힘을 보여준다.
지난 2월 사우스 웨일즈의 폰티프리드에 있는 한 학교에서 연극 교사가 학예회에 이 연극을 올리는 과정에서 성추행이 있었다고 고소 당한 후 법정에 출두하기 전날 자살을 했고, 이 사건으로 웨일즈 국회는 학교에서의 ‘에쿠우스’ 상영 금지를 요구한 적이 있다. 연극의 실험성으로 초연 당시에도 많은 논란을 일으켰던 피터 쉐퍼의 연극 ‘에쿠우스’는 현실의 이성과 억압 속에서 자신을 상실한 현대인의 모습을 보여주며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해준다.
최근 래드클리프는 입양을 기다리는 4명의 고아 소년 얘기를 다룬 ‘12월의 소년들(December boys)’에서 주인공 맙스의 역할을 맡아 촬영을 끝냈다. 래드클리프로서는 이번 연극에서 나체로 말을 타고 쾌락을 느끼는 자극적인 연기가 요구되는 만큼 어린 마법사 해리포터에서 연극배우 래드클리프로 거듭나는 기회가 될 것이다.
국내에서는 조재현과 최민식 등의 유명배우들이 앨런 역을 맡은 적이 있고, 헐리우드의 중견배우인 안소니 홉킨스 는 이 역을 맡아 열연했던 배우로 가장 유명하다. 2007년 3월 상연될 예정인 '에쿠우스'는 노팅힐에 있는 게이트 프린지 극장의 예술감독인 테아 샤록(Thea Sharrock)에 의해 만들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