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제31사단 영내에 천연기념물 제327호 원앙 가족이 둥지를 틀고 장병들과 정답게 어울려 살아가고 있다.

원앙 가족의 보금자리는 사단 신병교육대 뒷편 충장호수. 원앙은 소리에 민감한 편이지만, 이들 가족은 군복을 입은 병사들이 접근하거나, 훈련 행렬이 지나갈 때도 놀라지 않는다.

이 호수에 원앙이 나타난 것은 지난 해 12월. 처음에는 두 쌍으로 시작했으나, 새끼를 낳아 식구를 불려, 최근에는 20마리가 넘는 대식구가 됐다.

이들이 천연기념물인 원앙이라는 사실이 점차 알려지면서 장병들도 관심을 갖고 이들을 가족처럼 보살피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갈대와 대나무 등으로 '원앙이집' 3채를 만들어 호수 가운데에 띄웠다. 호수 밖 뭍으로 나와 쉬다 보면 들고양이나 뱀 등의 공격을 받을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부대 측도 원앙을 보호하기 위해 호수에서 수영과 낚시 등을 금지하고, 호수 입구에 '원앙가족 이야기' 안내판을 세웠다.

원앙을 처음 발견한 최인주 공보관은 "30여년 간 일반인 출입이 통제돼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한 충장호수는 원앙들에게 알맞은 서식지"라며 "장병들이 원앙을 가족처럼 보살피면서 자연과 환경 사랑의 소중함을 느끼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