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조성민하면 야구가 아니라 농구를 떠올리게 할 겁니다."
미국 LA에서 전지훈련 중인 프로농구 부산 KTF에는 조성민(23)이란 선수가 뛰고 있다. 한때 일본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에이스였고, 지금은 부상을 딛고 한화에서 제2의 야구인생을 살고 있는 '야구 조성민'이 아니다.
현재 KTF 유니폼을 입고 있는 조성민은 한양대를 졸업하고 06~07시즌 첫선을 보일 신인. 농구선수지만 키는 '야구 조성민(1m94)'보다 4㎝가 작다. 외모 역시 호남형인 야구 조성민과는 거리가 먼 '마당쇠' 스타일이다.
실력? 아직은 안갯속. 뚜껑을 열어봐야 한다. 하지만 추일승 KTF 감독은 벌써부터 기대감이 대단하다.
"몸이 안 되면 머리를 써." "슈팅 타이밍이 늦어. 속공 때는 미리 준비해야지."
추 감독은 연습경기 도중 조성민의 실수에 대해선 유달리 더 가혹하다. 그만큼 기대감이 높다는 얘기다. 조성민은 지난 1월 신인드래프트 때 1라운드에서 8번째로 지명됐을 만큼 주목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추 감독은 "추첨 순번이 앞선 팀에서 뽑을까 봐 조바심이 났다"며 가슴을 쓸어내린다. 그의 투지와 근성을 높이 샀다고 했다.
"저요? 패싱이나 리바운드, 수비에서는 (전)정규보다 더 낫다고 생각해요. 프로에선 지지 않을 겁니다."
전정규는 신인드래프트에서 1차 1순위로 전자랜드 유니폼을 입은 유망주. 연세대 재학시절 '슈터'로 명성을 날렸다.
조성민은 슈팅 가드를 맡아 고3 때 김학섭(모비스)·박범재(LG)와 '전주고 3인방'으로 불리며 전국체전 우승을 일궜고, 2002년 MBC배 대학농구 대회에선 신인상을 받았다. 하지만 3점슛 기량이 앞서는 전정규의 그늘에 가려 대학 내내 슈팅 가드로는 '2인자'에 머물렀다.
"옛날은 중요하지 않죠. 요즘은 책도 열심히 보면서 준비하고 있어요."
조성민은 요즘 손목 스냅을 활용하고 상대 수비의 타이밍을 뺏는 방법을 집중적으로 익히고 있다. 이번 시즌엔 식스맨으로 뛸 예정이다.
입력 2006.09.26.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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