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룡점정을 위한 선택, 'Sun의 책략'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삼성 선동열 감독은 7일 코나미컵 아시아시리즈 2006 기자회견장에서 오는 9일 첫 번째 경기인 니혼햄전에 임동규를 선발로 등판시킨다고 발표했다.
일주일 전 선 감독은 9일 니혼햄전에 왼손 전병호를 투입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투수진에 로테이션 일정을 전했었다. 니혼햄의 강력한 좌타라인을 기교파 왼손투수 전병호로 봉쇄하겠다는 생각이었다.
결국 당초 계획과 완전히 바뀐 셈이다. 전병호는 10일 중국 대표인 차이나 스타스전에 선발로 나간다.
반드시 1위를 차지하겠다는 의도가 담긴 포석이다. 기자회견장에서 차이나 스타스와 니혼햄, 라뉴 베어스 등 다른 3개 팀의 감독이 모두 딴청을 피우는 동안 선 감독만큼은 "목표는 우승"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이 같은 목표를 위해 선발 순서를 바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 코나미컵에선 삼성과 니혼햄이 12일 결승전에서 다시 만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렇다면 9일 니혼햄과의 예선에서 굳이 힘을 뺄 필요가 없다.
중요한 건 결승전이다. 결승전 선발은 하리칼라가 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전병호를 10일 중국전에서 적당량만 던지게 하면 12일 니혼햄과의 결승전에서 요긴한 롱릴리프로 써먹을 수 있다. 이를 위해선 9일 니혼햄과의 첫 경기에 굳이 전병호를 선발로 낼 이유가 없다. 상대 타자들의 눈에 익게 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현재 투수 가운데 가장 컨디션이 좋은 전병호로 하여금 결승 진출에 필요한 2승 가운데 중국전 1승을 무조건 책임지라는 뜻이기도 하다. 잡을 게임을 확실하게 잡은 뒤 결승에 오른다는 생각이다.
선동열 감독은 올 초 WBC에서 투수코치로 김인식 대표팀 감독을 보좌하면서 4강 신화를 일궜다. WBC 8강 라운드 미국전에서 4번 치퍼 존스가 타석마다 서로 다른 4명의 한국 투수를 상대하게 만들었던 선 감독의 작전은 미국 대표팀의 벅 마르티네스 감독으로부터 찬사를 들었다.
또한 삼성을 정규시즌 1위로 이끈 뒤 한국시리즈마저 접수했다. 올해 모든 면에서 승승장구한 셈이다. 남은 건 바로 코나미컵. 코나미컵마저 거머쥔다면 선 감독은 2006년을 그야말로 화려하게 끝맺음할 수 있다.
(도쿄=스포츠조선 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