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프로야구에 한국인이 많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요미우리 이승엽이 일본서도 톱스타로 떠오르면서 일본 내 한국계 선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동안 한국인 또는 한국계라는 사실을 숨겨온 선수들이 많았던 것은 지금까지 일본 내에서 만연했던 재일교포 차별 때문에 '알고 보니 한국사람이었네'라는 인식이 별로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걱정 때문이었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그 같은 선입견이 점차 변화하고 있다. 자신을 한국인이라고 떳떳이 밝히는 선수도 생겨나고 있다.
한신의 주포 가네모토 도모아키(38ㆍ金本知憲)가 대표적이다. 가네모토의 부모는 모두 재일교포다. 한국명 '김지헌'을 스스로도 숨기지 않는다. 올시즌 타율 3할3리에 26홈런 98타점을 기록했다. 지난해 센트럴리그 MVP에 오른 가네모토는 지난 4월 7일 요코하마전서 세계 최장 기록인 8286이닝 연속 출전(902경기)이란 금자탑을 쌓았다.
이번 겨울 FA 최대어인 니혼햄의 오가사와라 미치히로(33ㆍ小笠原道大)도 한국계로 알려져 있다. 한국 국적을 유지하다 지난 2003년 삿포로에서 열린 2004년 아테네올림픽 예선전에 출전하기 위해 일본으로 귀화했다는 설이 돌았다. 올해 32홈런, 100타점으로 2개 부문서 리그 1위에 올랐다.
니혼햄에는 오가사와라 말고도 한 명의 한국계가 있다. 바로 톱타자인 모리모토 히초리(森本稀哲)다. 올시즌 타율 2할8푼5리 84득점 9홈런 42타점 13도루를 기록했다. 모리모토는 한국식 이름인 희철을 사용하는데 한자 발음이 아닌 한국식 발음인 히초리로 해 한국인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평소에도 한국인임을 당당하게 밝히고 다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프트뱅크의 오른손 에이스 사이토 가즈미(29ㆍ齊藤和巳)도 지난 2003년 일본으로 귀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올해 18승5패 방어율 1.75, 탈삼진 205개로 퍼시픽리그 투수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했다.
라쿠텐의 왼손 투수 가네다 마사히코(37ㆍ金田政彦)는 한국명이 김정언. 오릭스에서 뛰다 지난해 라쿠텐으로 트레이드됐다.
메이저리그 콜로라도의 일본인 내야수 마쓰이 가즈오(31ㆍ松井稼頭央)도 한국계로 알려져 있다. 마쓰이에 대해서는 북한 국적을 가지고 있다 올림픽 예선 참가 때문에 일본 국적으로 바꿨다는 소문이 무성했다. 올시즌 뉴욕 메츠와 콜로라도에서 타율 2할6푼7리에 7홈런 44타점을 올렸다. 최근엔 일본 라쿠텐으로의 복귀설이 나오고 있다.
이승엽의 팀 동료인 요미우리의 왼손 하야시 마사노리(23ㆍ林昌範)도 한국인이라는 얘기가 돌고 있다.
90년대를 풍미한 통산 500홈런의 주인공 오릭스의 기요하라 가즈히로(39ㆍ淸原和博)에 대해서도 한국인이라는 소문이 무성했다. 올시즌엔 타율 2할2푼2리 11홈런 36타점을 기록했고, 97년부터 지난해까지는 요미우리에서 뛰었다.
일본 프로야구 통산 최다승 기록 보유자인 가네다 마사이치(金田正一)도 한국계로 알려져 있다. 한국명은 김정일로 지난 69년 은퇴했다.
보통 이름에 가네(金), 하야시(林), 아라이(新井) 등이 들어가면 한국계일 확률이 높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