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시간은 1분30초, 점수는 2대 2. 대학 아이스하키의 선두주자 연세대는 투지가 넘쳐 흘렀고, 실업 강호 안양 한라는 초조한 기색이 역력했다.
'이겨도 본전'인 한라는 16일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이 경기에서 비기면 득실차에서 연세대에 뒤져, A조 2위로 밀려날 처지였다. 제61회 전국 종합아이스하키선수권대회(조선일보·스포츠조선·대한아이스하키협회 공동 주최) 4강 진출은 이미 결정돼 있지만 '형님'의 체면은 구겨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승부는 연세대 수비의 조그만 실수로 순식간에 바뀌었다. 경기 종료 30여 초 전 한라는 연세대 수비의 실수로 하프라인 근처에서 퍽을 가로챈 뒤 상대 골문 앞쪽에 도사리고 있던 패트릭 마르티넥에게 번개같은 패스를 찔러 넣었다. 연세대 골키퍼 엄현승을 등에 지고 퍽을 잡은 마르티넥은 순간적으로 몸을 돌려 슛을 쐈고, 퍽은 연세대 골 네트 오른쪽 모서리를 세차게 뒤흔들었다. 3대 2. 0―2 열세를 뒤집는 한라의 극적인 1점차 역전승.
한라는 0―2로 뒤지던 2P 15분35초에 상대 수비 미스를 틈타 즈데넥 네드베드가 만회골을 터뜨리며 숨통을 틔웠다. 3P에서 총공세를 편 한라는 7분48초에 배준서가 동점골을 넣었고, 종료 40초 전 마르티넥의 골로 체면을 세우며 조 선두로 준결승에 올랐다.
입력 2006.11.1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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