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료 버저가 울렸다. 그리고 '강원랜드'를 외치는 힘찬 함성 소리가 서울 목동 실내아이스링크에 메아리쳤다.
강원랜드가 20일 서울 목동실내아이스링크에서 열린 제61회 전국 종합아이스하키 선수권대회 결승에서 대회 여섯 번째 정상을 노리는 안양 한라를 3대1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2004년 9월 팀을 창단한 이후 첫 공식대회 우승.
"그동안 숱하게 지면서 안 좋은 말도 많이 들었어요. 하지만 패장이 무슨 할 말이 있나요?"
강원랜드 선수들은 이날 김희우 감독의 속을 시원하게 풀어줬다. 지난 해 상대 전적서 1승9패로 절대 열세였지만 올해는 아시아리그 첫 경기이자 유일한 맞대결에서 승리(5대2)한 좋은 기억이 선수들의 자신감을 충전시켰다. 기량이 좋고 노련한 한라를 스피드와 투지로 밀어붙였고, 다급한 한라가 반칙을 연발하면서 얻은 수적 우세를 잘 살렸다.
강원랜드가 2피리어드(P)에서 뽑아낸 두 골 모두 파워플레이(수적으로 우세한 상태)에서 만들어낸 것. 오쿠보 도모히토가 15분40초에 터뜨린 중거리슛은 한라가 2명, 17분39초에 김동환이 곽재준의 골대 뒤쪽 패스를 받아 뽑아낸 두 번째 슛은 1명이 퇴장 당한 상태에서 뽑아냈다. 강원랜드는 종료 2분50초 전 오히려 한 명 적은 상태에서 상대 패스를 끊은 뒤 기습공격을 펼쳐 최정식의 추가골로 3―0을 만들었다. 지난해 챔피언 한라는 추격에 안간힘을 썼으나 종료 8초 전 세타카 데츠오가 한 골을 만회하는 데 그쳤다.
최우수선수의 영예는 연세대와의 준결승과 이날 결승에서 신들린 수비로 골문을 지킨 강원랜드 골키퍼 손호성이 차지했다. "실업에 데뷔한 지난해엔 너무 골을 많이 먹어 운동을 포기할 생각도 했었다"던 손호성은 "이 여세를 몰아 아시아리그에서도 좋은 성적을 올리고 싶다"고 했다. 라커룸에서 흠뻑 젖은 유니폼을 벗던 강원랜드 선수들은 다음 경기(아시아리그 오지전·28일 춘천)까지 기다리지 못하겠다는 듯 "춘천 가자"며 맘껏 고함을 질러댔다.
◇ 단체 및 개인상 ▲우승=강원랜드 ▲준우승=안양 한라 ▲3위=연세대·경희대 ▲최우수선수상=손호성(강원랜드) ▲우수선수상=김한성(한라) ▲미기상=김은준(연세대) ▲감투상=김정호(경희대) ▲포인트상=버드 스미스(강원랜드) 김홍일(한라) ▲감독상=김희우(강원랜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