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에 운전기사를 따로두고 뒷좌석에 앉아 이동하고, 숙소에서 나와 아파트에서 나홀로 생활을 하는 선수가 있다. 대구 오리온스의 외국인 선수 피트 마이클(29ㆍ1m93.8). 올시즌 최고 용병으로 꼽히는 바로 그 인물이다.
마이클은 올시즌 득점, 야투, 자유투 등 공격 부문에서 최고를 달리고 있다. 그냥 1위가 아니라 2위와의 격차가 크다. 하지만 마이클이 진정 돋보이는 이유는 실력만큼 코트밖 사생활도 일급만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일단 폼 안 나는 일은 안 한다. 20명의 국내 용병중 유일하게 전용 렌터카(그랜져TG)를 이용한다. 개인 운전기사까지 고용해 훈련장에서 숙소를 오가거나 서울 나들이를 할 때 타고 다닌다. 구단에서 이런 비용까지 대 줄 리 만무. 자비를 들였다. 숙소도 경기도 용인시 백암면의 선수단 생활관이 아닌, 동백지구 신도시의 최신형 아파트를 따로 이용한다. 아파트 입구 자동문과 버튼식 전자 열쇠가 맘에 드는 데다 주변이 번화해 폼이 나기 때문이다. 홈경기시 대구 인터불고호텔에 묵을 때도 입맛이 없으면 룸서비스로 혼자만의 만찬을 즐기기도 한다. 숙소야 구단에서 제공했다 쳐도 연봉 14만달러(약 1억3000만원)를 가지고 승용차 임대료에 운전사 월급까지 어떻게 충당하느냐고 물었더니 미국에서 좀 사는 편이어서 별 신경을 쓰지 않는단다. 마이클은 미국에 별장 몇 채를 가지고 있는 재력가로 알려져 있다. 은퇴한 뒤 부동산 투자가가 되는 게 꿈이라고 할 정도로 돈 굴리고, 모으는 데에는 일가견이 있는 친구다. 가진 자의 여유였던 게다.
범상치 않은 기행은 '밤문화'로도 이어진다. 서울 이태원에 자주 놀러가고, 달콤한(?) 외박 건수가 생길 때면 반드시 특급호텔로 향한다고 한다.
마이클의 생활 방식은 상궤에서 벗어난 듯 보인다. 하지만 오리온스는 그가 밉지 않다. 코트 안에서 제몫을 확실히 해주기 때문이다. 오리온스 관계자는 "공부 잘하는 자식은 뭘 해도 예뻐 보인다고, 마이클이 꼭 그런 케이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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