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동근-김정미씨 커플

2년 연속으로 프로농구 정규리그 MVP(최우수선수)에 오른 모비스의 양동근.

올시즌 챔피언 결정전에서도 강한 승부욕과 저돌적인 공격 스타일로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양동근은 항상 스스로를 채찍질하고, 자신만의 '농구일기'를 쓰며 보통의 선수들과 다른 길을 걷고 있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가 펄펄 나는 비결은 따로 있었다. 챔프전을 응원하기 위해 울산을 찾은 동갑내기 약혼녀 김정미씨(26)가 그 비결을 알려줬다. '가화만사성'이라고 했던가. 양동근이 김정미씨를 자신의 배우자로 삼기 위해 들인 공은 남다르다. 오는 6일 '5월의 신부'가 되는 김씨가 밝힌 비하인드 프러포즈 스토리를 들어보면 양동근이 프로농구판에서 최고의 선수가 된 비결을 알 수 있다.

양동근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선수라서 늘 바쁘다는 이유로 무슨 기념일이든, 생일이든 제대로 챙겨주지 못해 김씨에게 '빵점'짜리 남자친구였다.

2006∼2007시즌이 한창이던 지난해 11월 11일. 양동근은 운좋게도 천금같은 하루 휴가를 얻었다. 이날은 이른바 '빼빼로 데이'. 김씨는 기대가 컸다. 운동선수 애인을 둔 죄(?)로 7년간 교제하면서 한 번도 무슨 기념일을 함께 지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양동근은 단 둘이 데이트하고 싶었던 김씨의 기대와 달리 대학 친구 5명과 단체로 야유회를 가자고 하더란다. 양동근이 안내한 곳은 강원도 횡성 성우리조트 근처의 한 펜션. 김씨는 펜션까지 가는 동안 내내 불만이었고, 양동근을 원망했다.

하지만 꿈같은 이벤트가 기다리고 있었을 줄이야. 펜션 현관문을 열고 들어간 김씨는 눈을 의심했다. 양쪽에 촘촘하게 늘어선 수백개의 촛불이 거실까지 길을 만들었고, 촛불 길 끝에는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커다란 하트 모양 꽃다발과 케이크가 김씨를 맞이했다.

양동근이 김씨에게 청혼을 하기 위해 몰래 준비해 둔 이벤트였다. 눈치없이(?) 둘 만의 데이트를 방해한 동행 친구들은 이벤트 소품 준비를 위한 일꾼들이었던 것. 두루마리 편지에 서예체로 정성스럽게 쓴 청혼 편지로 사랑을 고백한 양동근은 대미를 장식하는 2차 이벤트로 김씨를 울리고 말았다. 직접 피아노를 연주하며 가요 '사랑하기 때문에'와 '그대와 영원히'를 선사한 것. 피아노를 칠 줄 몰랐는데 팀 후배 김효범에게 부탁해 2개월 동안 몰래 준비한 것이란다.

이날 이벤트로 인해 양동근과 김씨의 관계는 급속도로 발전했고, 양동근이 아무런 걱정없이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김씨는 결혼한 뒤 곧바로 상무에 입대하는 양동근의 빈자리를 대신해 경기도 구리 시댁에서 시부모를 모시고 살 예정이다. 김씨는 "영화같은 프러포즈로 감동을 준 동근씨의 정성을 생각하면 혼자서 시부모님 모시는 것은 당연한 도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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