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출마를 준비 중인 열린우리당 유시민(柳時敏) 의원은 4일 “애완용이 아니라면 쥐 잘 잡는 고양이가 좋다. 털이 흰색인지 검은색인지는 애완용을 기르는 사람에게나 중요하다”고 했다. 중국의 개혁·개방을 이끈 덩샤오핑(鄧小平)의 ‘흑묘백묘(黑猫白猫)론’에 빗대 보수·진보 진영을 비판한 것이다.

유 의원은 이날 자신의 책 ‘대한민국 개조론’ 출판(12일)에 앞서 부산에서 가진 강연회에서 “더 많은 일자리 만들기를 원한다면 그 정책 수단이 좌파든 우파든, 진보든 보수든 무슨 상관이 있겠느냐”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강연에서 “박정희(朴正熙) 전 대통령은 성공한 독재자”라며 “독재자라도 성공한 것은 인정해야 하고 성공했더라도 독재자는 독재자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박 전 대통령이 채택한 수출주도형 산업화 전략은 대한민국의 운명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고 그 결과 대한민국은 통상국가가 돼 통상이 아니면 살 수 없게 됐다”며 “죽으나 사나 이 길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역설적이지만 개인적 성향과 가치관이 전혀 다른 노무현 대통령이 박 전 대통령이 쳐놓은 레일 위에서 한미 FTA(자유무역협정)의 결단을 내렸다”면서 “한미 FTA 체결은 70년대에 이미 프로그래밍돼 있었다”고도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