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로서의 의무를 저버린 것인가, 아니면 컨디션 유지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인가.
지난 월드리그대회에서 한국 남자배구의 차세대 간판으로 떠오른 김요한(인하대)이 군복무 문제로 대표팀 숙소에서 무단 이탈해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김요한은 남자배구 아시아 최강전(7월 27일~8월 5일)과 하계유니버시아드(8월 8~18일)에 출전할 유니버시아드 대표팀의 일원으로 합숙훈련을 해 오다가 12일 오전 9시 30분쯤 선수단 숙소에서 짐을 싸서 나갔다.
지난해 도하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 4주 군사훈련으로 군 복무를 대신하게 된 김요한은 학사일정 등을 이유로 8월 6일 입영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반면 배구협회는 김요한이 빠지면 전력에 공백이 생긴다며 '12월 입영'을 종용해 왔다. 입영 시기를 놓고 갈등하던 김요한은 결국 무단 이탈이라는 강수를 뒀다.
김요한과 함께 '대학생 쌍두마차'로 불리는 문성민(경기대)도 발꿈치 부상을 이유로 오는 16일 입영하겠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김찬호 감독은 이번 사태에 대해 "겨우 대학생인 선수들이 자신만 생각한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김 감독은 "앞으로 계속 이런 사태가 벌어진다면 한국에 대표팀은 있을 수 없다"며 "프로 선수들과 달리 대학생들은 겨울에 경기를 뛰지도 않았고 월드리그에 출전한 것밖에 없는데 부상을 핑계로 입영해 국제대회를 무시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또 "두 선수의 병역 특례는 선배들이 부상을 참고 금메달을 따 얻은 것인데, 지금 자신들이 그 역할을 해야 할 때라는 것을 모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화복 대한배구협회 사무국장은 13일 "강화위원회를 열고 해결방안을 논의한 후 필요하다면 이사회를 거쳐 상벌위원회에서 징계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결론이 어떻게 나오든 대표팀 전력엔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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