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한 지 4년이 지난 주부 한유람씨(32·가명). 4년의 시간 동안 오매불망 아이를 기다린 그녀에게 3개월 전 아주 기쁜 소식이 들려왔다.
바로 임신이 된 것. 하루하루 엄마가 되어간다는 생각에 기쁜 마음을 감출 수 없던 그녀에게 어느 날 문제가 생겼다. 그것은 남편과의 잠자리였다.
한 씨는 "아이가 생긴 건 정말 기쁜 일인데, 남편과의 잠자리에 있어서 어떻게 해야 할지, 혹시 뱃속의 아이에게 해가 될지 걱정이 돼서 일부러 남편과 떨어져 잔다"고 털어놓는다.
태교는 어떻게 해야 할지 잘 알면서, 임신 중 성생활은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고 있는 부부들이 의외로 많이 있다.
실제로 주위에서는 임신을 하고 난 뒤에는 태아에게 해가 될 것 같다는 생각에 성관계를 피하고 있는 부부도 쉽게 볼 수 있다. 과연 임신 중 성생활, 피해야 하는 것일까?
◇임신 중 성생활, 태아와 산모에게 좋은 영향
임신 중 성생활이 태아의 머리에 충격을 줘 정신박약아나 음란한 아기가 태어난다는 설이 있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속설이다.
순천향대병원(www.schuh.ac.kr) 산부인과 이임순 교수는 "태교에 좋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고 성관계를 피하는 여성이 있는데 유산이나 조산 등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별 문제가 없다""고 말한다.
오히려 전문의들은 임신 중 성생활이 태아와 산모에게 좋은 효과를 줄 수 있다고 전한다.
또 의학적으로도 임신 중 오르가슴을 느끼는 만족스런 부부관계는 태아의 두뇌발달 등에 효과가 있다는 보고도 있고, 임신 중 성생활은 스트레스를 덜어주는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고, 부부간의 친밀감을 높여 태아와 산모에게 안정감을 줄 수도 있다.
◇임신 중 성생활, 10% 오버하라!
일단 임신 중 성생활을 현명하게 즐기려면 30분은 넘기지 않는 것이 좋다.
연이산부인과(www.yunlee.co.kr) 김창규 원장(세계태아학회상임이사)은 "특히 전희 10분, 본 게임 10분, 후희 10분이 가장 좋다"며 "단 과격하지 않고 부드럽게 해야 하고 임신주기에 맞는 체위로 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이와 함께 "부부는 서로를 위해 잠자리를 가질 때 약간 과장된 행동을 할 필요가 있어 남자든 여자든 자신의 성감보다 10% 앞서 나가는 것도 중요하다. 10%의 오버는 상대에 대한 배려이자 궁극적으로 자신의 성감을 10% 끌어올리는 길"이라고 김 원장은 덧붙인다.
또 태아를 적극 활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가령 아내의 귀를 애무하면서 태아의 애칭을 불러주는 것도 좋은 방법. 이 때 태아는 엔도르핀을 느껴 좋은 기분을 느낀다.
◇임신 중 성생활, 이것만은 주의하자!
다만 임신초기, 자연유산이나 습관성 유산의 경험, 조기진통, 조산의 위험, 임신초기 출혈이 있는 경우, 양수가 샌다거나 상태아 등의 경우라면 성생활을 피하는 것이 좋다
이어 전문의들은 "남성들이 혹시 트리코모나스 질염이나 매독, 질염 같은 성병을 임산부에게 전해줄 수 있는데 이는 태반박리나 양수감염으로 인해 태아의 저산소증이나 선천성 기형이 일어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전한다.
또 남성이 입으로 여성의 생식기를 바람이나 자극을 줄 때는 태아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주기 때문에 피해야 한다.
이와 더불어 전문의 들은 "성행위를 하지 않더라도 서로를 마사지하고 쓰다듬는 임신 중의 친밀한 부부의 스킨십은 임신이나 출산 후 부부관계의 단절을 막는 좋은 연결고리"라고 조언한다.
Tip. 임신 중 성생활을 위한 기간별 적합한 자세
-아내가 침대 끝에 허리를 붙이고 상반신을 눕힌다. 남편은 엉거주춤한 자세를 취해 아내의 복부에 대한 압박을 막는다.
-아내가 두 다리를 가지런히 뻗음으로써 삽입이 깊어지는 것을 막는다.
-아내가 앞으로 구부정한 자세를 취함으로써 삽입의 깊이를 조절한다.
-남편이 상반신을 일으키는 느낌의 자세를 취함으로써 아내의 복부를 압박하지 않도록 조심한다.
-조산의 위험을 피하기 위해 남편은 삽입의 깊이와 시간에 주의한다.
- 남편은 몸을 뒤로 젖히는 자세를 취하고 삽입의 깊이에 주의한다.
이정은 기자 alice@mdtoday.co.kr
입력 2007.08.06.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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