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메디컬투데이/뉴시스】

세상에는 내 맘대로 되는 것과 내 맘대로 되지 않는 것이 있다. 전자의 경우가 많으면 좋겠지만, 후자가 더 흔한 것이 세상사다.

그중에서도 남성의 발기와 사정문제는 후자의 전형적인 경우다. 시도 때도 없이 조그만 자극에도 일어나는 발기는, 뭇 남성들을 괴롭게 만든다.

발기는 나이에 상관없다. 심지어 태아를 초음파로 검사하면 자는 동안 음경이 발기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수면 중 발기는 남성의 의지와 상관없이 일어나는 대표적 케이스. 성적흥분은 커녕 야한 꿈을 꾼 것도 아닌데 일어날 수 있다.

보통 하룻밤에 3~5회 정도 일어나며 약 20~30분 이상 지속된다. 특히 새벽이나 아침발기는 수면발기 중 가장 마지막에 이뤄진다. 이는 매우 자연스러운 신체현상이다. 그러나 그 원인은 아주 뚜렷하게 밝혀진 바 없다.

이에 전문가들은 평상시에는 발기조직 속으로 탄산가스가 많은 정맥피가 흐르지만, 발기 시 산소가 많은 동맥피가 흐른다는 점에 주목 한다.

중앙대병원 김세철 의료원장은 “발기조직에 산소를 공급해 좋은 상태를 유지하기 위한 것으로 생각 된다”고 밝혔다.

특히 청소년기 때 발기는 굉장히 민감하다. 성적 환상이나 자극이 아니더라도 옷에 의한 마찰이나 추위, 샤워 등에 의해서도 일어날 수 있다.

사실상 발기-사정-오르가즘은 각각 별개의 성기능이다. 상호 밀접한 연관성을 지니지만 반응은 각각 독립적이다.

김세철 의료원장은 “발기가 안 된 상태로 사정이 일어날 수 있고, 발기가 일어나도 사정이 안 되는 경우도 있다”며 “발기는 음경에 혈액이 차는 혈관작용이며 사정은 혈관과는 전혀 관계없는 근육 수축작용에 의한 성 반응”이라고 설명했다.

때문에 발기력과 정력의 상관관계는 반드시 정비례하지 않는다. 이는 정력이라는 말 자체가 의학적 정의가 없기 때문이다.

베스탑비뇨기과 정일모 원장은 “정력이라는 말 자체의 정의가 모호하기 때문에 발기력과 정력이 반드시 비례한다고 보는 것은 다소 애매한 부분”이라고 밝혔다.

또한 남성은 발기 후 보통 일정시간 내 사정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한 두 시간을 넘어 네다섯 시간이상 발기가 계속 지속되는 의외의 경우가 있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발기가 지속돼있는 것은 음경지속발기증, 다른 말로 ‘프리아피즘’이라 불린다. 이는 시간이 지날수록 위험해 반드시 병원을 가서 응급치료를 받아야 한다.

대개 이런 환자는 발기동안 통증을 호소하며 귀두와 요도 해면체를 제외한 음경해면체에만 충혈 돼 단단함을 유지한다. 성교 시에도 통증이 강하게 느껴지며 배뇨장애도 동반된다.

이는 일반적으로 성적활동이 활발한 젊은 나이에 발생하기 쉬우며 정맥의 혈액이 음경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하는 것이 그 원리다.

하지만 그 원인은 뚜렷하지 않으며 일부 백혈병이나 빈혈, 골반 및 척추 손상, 그 밖의 약물 부작용 등이 원인으로 점쳐진다.

최근에는 발기부전 치료를 위해 시행되는 자가주사요법의 일부 부작용 사례로 이러한 발기지속증이 일어날 수 있다. 대체로 적정 용량을 넘어 무리하게 주입하는 경우에 해당된다. 이러한 부작용이 나타나면 한번 주사 후 48시간 이후로 주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유명 기자 jlove@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