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예노르트의 이천수가 16번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를 달군다.

이천수는 20일 발행된 축구전문 잡지 '포포투'와의 인터뷰에서 "팀 유니폼 등번호로 16번을 직접 골랐다. 괜찮은 번호인 것 같아 마음에 든다"고 밝혔다. 유니폼에 새길 이름은 'Lee'로 정해졌다.

현재 페예노르트에는 12번, 13번, 15번, 16번, 19번 등이 비어 있다. 이천수는 이중 16번을 선택했다.

당초 이천수는 네덜란드 축구의 전설적인 스타 요한 크루이프가 달았던 14번을 원했다. 크루이프는 70년대 네덜란드 토털사커의 상징이자, 전세계 축구선수들의 우상이다. 74년 서독월드컵 당시 팀을 우승으로 이끈 프란츠 베켄바워(독일)는 "크루이프는 나보다 뛰어난 선수다. 나에게 유럽 최고의 선수를 한 명 뽑으라고 하면 그 주인공은 크루이프다"라고 밝힌 일화는 유명하다. 축구 기술인 '크루이프턴(디딤발의 뒷공간으로 공의 방향을 180도 바꾸는 기술)'도 그의 발끝에서 시작됐다.

이천수도 그동안 "나의 롤모델은 요한 크루이프"라고 밝힐 만큼 존경심이 대단했다. 이천수가 2006년 독일월드컵을 비롯해 A대표팀에서 14번을 애용했던 것도 이 때문이다. 더구나 크루이프는 83~84시즌 페예노르트에서도 선수생활을 해 이천수로선 14번이 더욱 각별했다. 하지만 공격수 마이클 몰스가 이미 14번을 차지한 상태여서 불가피하게 16번을 골랐다.

배번이 확정된 가운데 이천수에게 호재가 연속해서 터지고 있다. 히딩크, 아드보카트 감독에 이어 이번엔 베어벡 전 한국대표팀 감독이 '이천수 칭찬릴레이'에 가세했다. 베어벡 감독은 네덜란드 축구 전문지 '풋발인터내셔널'과 가진 인터뷰에서 "이천수를 영입한 페예노르트의 선택은 옳았다. 개성이 뚜렷한 이천수의 성격이 전형적인 네덜란드 선수들과 흡사해 적응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이천수를 영입한 페예노르트는 강팀이 될 것"이라고 추켜세웠다.

히딩크 감독과 아드보카트 감독은 최근 "이천수를 영입한 것은 페예노르트의 복이다"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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