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선호 기자]4년간의 와신상담.
SK의 창단 이후 첫 한국시리즈 직행의 꿈을 이끌어낸 김성근(65) 감독. 그는 2002시즌서 LG를 한국시리즈 준우승으로 이끌고도 프런트의 일방적인 해고 통보를 받고 불명예 퇴진했다. 이후 4년 동안 고진감래의 기다림 끝에 지난해 말 SK 감독으로 현장에 복귀, 명예회복에 성공했다.
김성근 감독은 4년을 허투루 보내지 않았다. 자신의 명예회복을 위한 밑그림을 완성했다. 당시 지휘봉을 놓게 된 김성근 감독은 스포츠투데이 해설위원으로 야인생활을 시작했다. 2년 동안 자신의 독특한 칼럼과 관전평을 통해 객관적인 시각에서 자신의 야구를 재조명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그리고 2005년 바비 밸런타인 지바 롯데 감독과의 만남에서 우승의 영감을 받았다. 김 감독은 지바 롯데에서 2년 동안 순회코치를 하면서 매일 타선이 바뀌는 밸런타인 특유의 '일일타선'의 위력을 실감했다. 쌍방울 시절 자신이 펼쳤던 벌떼야구와 비슷한 야구의 세계를 만난 것이다.
밸런타인 감독의 일일타선은 전선수의 주전화라는 독특한 결과를 낳게 된다. 바탕에는 선수들의 보이지 않는 치열한 경쟁이 깔려있다. 출전 기회가 줄어든 이승엽은 극도로 싫어했지만 지바 롯데는 선수들의 경쟁심을 앞세워 퍼시픽리그 우승과 일본시리즈까지 제패했다.
일일타선을 지켜본 김 감독은 SK 감독 부임 이후 유심히 선수들을 관찰했다. 그리고 SK의 살길이 바로 일일타선임을 확인했다. 이후 가을캠프와 스프링캠프에서 'SK 고교'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선수들을 다그쳤고 뼈를 깎는 철저한 훈련을 했다. 물론 이 과정에서 의식화 교육을 통해 왜 야구를 해야 되는지를 설파, 동기 부여도 잊지 않았다. 선수들도 김성근의 야구전사가 되기를 거부하지 않았다.
김 감독은 야인생활 4년 동안 절치부심 명예회복을 노렸다. 결코 짧지 않은 이 기간 동안 까칠했던 그의 성격도 많이 누그러졌다. 야구가 선수가 아닌 팬들을 위해 존재한다는 깨달음까지 얻었다. 그리고 진정한 승부사로 돌아온 그는 감독으로 한 번도 이루지 못한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남은 것은 비원의 한국시리즈 우승. 김성근 감독은 지금껏 한국시리즈 무대를 한 차례 밟았다. 2002년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를 뚫고 삼성과 격돌했다. 그러나 6차전에서 9-6으로 앞선 가운데 이승엽에게 쓰라린 3점홈런을 맞은 데 이어 마해영에게 끝내기 홈런을 허용, 무너졌다.
이 번이 두 번째 도전이다. 올해로 감독 생활 16년째. 과연 김성근 감독이 한국시리즈 제패를 통해 4년간의 와신상담과 김성근의 야구철학이 완성될 수 있을 지 지켜보자.
sunny@osen.co.kr
<2007 삼성 PAVV 프로야구>
[Copyright ⓒ 한국 최고의 스포츠 엔터테인먼트 전문 미디어 OSEN(www.osen.co.kr) 제보및 보도자료 osenstar@ose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