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산당의 역사는 호텔에서 이루어진다?’
과거 중국 공산당 지도부가 여름철 비밀리에 모여 중국 현대사의 주요 결정들을 내린 곳은 베이징 북쪽의 휴양지 ‘베이다이허(北戴河)’였다. 하지만 베이징에도 그 못지 않은 중요한 고위층 회합 장소가 있다. 바로 ‘징시호텔(京西賓館)’이다.
베이징 중심도로인 창안(長安)가 서쪽 끝 중국중앙TV(CCTV) 맞은편에 있는 이 호텔은 중국 공산당 전당대회인 전국대표대회를 통해 선발된 중앙위원들의 단골 회의장소다. 현재 개최 중인 17차 전국대표대회(17대)를 계기로 구성될 17기 중앙위원들이 오는 22일 공산당 핵심지도부인 정치국 상무위원을 뽑는 첫 회의도 여기서 열린다. 1978년 12월 중국 현대사의 거대한 물줄기를 바꾸어 놓은 개혁개방 노선을 확정한 회의(당 11기 3중 전회)도 이곳이 현장이다. 문화혁명(1966~1976년) 당시엔 저우언라이(周恩來) 총리가 혁명 원로들을 이곳에 대피시켜 홍위병의 공격으로부터 보호했다.
이 호텔이 공산당 지도부의 안가(安家·안전가옥)처럼 사용되는 것은 ‘철통 보안’ 때문. 공산당 지도부는 주요 국사를 논할 때 비교적 격렬한 내부토론을 거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공산당 입장에서는 모두 극비사항들이다. 1964년 건설된 이 호텔은 인민해방군 총참모부가 관리하고 있다. 2001년엔 휴대전화 메시지를 통한 정보 유출 등을 막기 위해 통신교란시설과 도청방지시설도 갖추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