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챔피언에 오른 뒤 손을 부딪치며 자축하는 하이원 선수들. 이들은 경기 후 코칭 스태프를 헹가래치며 기쁨을 나눴다.
MVP 버드 스미스

경기가 끝난 뒤 하이원의 외국인 선수 버드 스미스(32·캐나다)는 우승기를 들고 빙판 위를 빙빙 돌았다. “우리가 챔피언이고 최고의 팀이죠. 오늘은 실컷 우승을 축하하고 내일부터 다시 훈련할 겁니다.” 동생 팀 스미스(26)와 함께 실업팀 하이원에서 뛰고 있는 버드 스미스는 13일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열린 제62회 전국종합아이스하키선수권대회 고려대와의 결승전에서 팀을 8대3 승리로 이끌며 대회 MVP에 선정됐다. 그는 “우승이 첫 번째로 축하할 일이고 MVP 수상은 두 번째쯤 될 것”이라며 “동료들 덕분에 정상에 오를 수 있었다”고 했다.

그는 캐나다 앨버타주 에드먼턴에서 북쪽으로 자동차로 1시간쯤 떨어진 소도시 로치포트 브리지에서 자란 ‘하키 보이’였다. 동네 주민의 수는 63명이었고 그 중 어린이가 10명이었는데 모두 아이스하키를 탔다고 한다. 그는 두 살 때부터 스케이트를 신고 놀았다.

“아이스하키를 못하면 놀이에 낄 수가 없었죠. 영하 30도로 내려가도 우리는 얼어붙은 동네 연못에서 만나 하키를 했어요.”

독일과 스위스 등 유럽 각국을 돌며 하키 선수로 활약한 그는 지난해 8월 동생과 함께 한국의 하이원에 들어왔다. 형인 버드는 플레이 메이커로, 동생 팀 스미스는 골잡이로 하이원의 공격을 이끌고 있다. 김희우 하이원 감독은 “버드가 팀의 궂은 일을 도맡아 하며 경기를 리드해 MVP로 추천했다”면서 “그가 최우수선수라는 데 아무런 이견이 없다”고 했다. 하이원은 이날 결승전에서 고려대를 맞아 8명의 선수가 1골씩을 선사하며 산뜻한 승리를 했다. 지난해에 이어 대회 2회 연속 우승. 1피리어드에 이승준과 황병욱, 팀 스미스, 최정식의 릴레이포로 4―1로 앞서며 승기를 잡은 하이원은 3피리어드 초반 한때 5―3까지 추격을 허용했지만 알렉스 킴과 송치영 김은준이 추가골을 넣어 고려대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