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 지지를 선언하는 명단에 포함됐던 연예인들이 잇따라 “사실이 아니다”고 부인하고 나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KBS 1TV ‘대조영’에 출연중인 최수종은 7일 서울 여의도 63빌딩 체리홀에서 열린 종방연에서 “나는 (이 후보) 지지를 철회한 적이 없고, 지지한 적도 없다”고 말했다.

최수종은 “힘든 동료 연기자들을 위해 봉사할 수 있느냐고 했을 뿐 인데 마치 특정 대선후보를 지지하는 것처럼 보여져 당황스럽다”며 “나는 연기자일 뿐이며, 정치에는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한국대중문화예술인복지회 이경호 이사장은 지난 6일 여의도 한나라당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수종을 포함해 이 후보 지지 연예인 38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명단에는 김건모, 김민종, 김보성, 김선아, 김원희, 김유미, 김응석, 김재원, 김정은, 박상규, 박선영, 박진희, 배한성, 변우민, 성현아, 소유진, 신동엽, 안재욱, 안지환, 에릭, 유진, 윤다훈, 이경규, 이덕화, 이순재, 이지훈, 이창훈, 이훈, 이휘재, 전혜빈, 정선경, 정준호, 차태현, 최불암, 최수종, 한재석,홍경민, 이경호(예술인복지회 이사장) 등이 포함돼 있었다.

간판 스타급 연예인들이 대거 포함돼 눈길을 끌었던 기자회견은 처음부터 석연치 않은 구석이 많았다.

이경호 예술인 복지회 이사장은 기자회견에서 “(전날 보도자료를 통해) 발표된 명단 중 김정은, 박진희, 홍경민 등 3명은 빠졌다”며 “다른 사람들은 모두 개별적으로 지지 허락을 받았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장에는 이 이사장을 비롯해 이덕화, 김건모, 이훈, 이지훈, 박상규, 김재원, 애숙(그룹 코리아나), 김보성, 독고영재, 정흥채, 김응석, 변우민, 안재환(성우), 소유진, 유연석 등이 참석했다. 독고영재,정흥채 등 명단에도 없는 연예인들이 참석했던 것.

그러나 기자회견에 참석했던 소유진은 자신의 싸이월드 미니홈피에 “당황, 뻘쭘, 그런 자리일 줄은”이라며 당혹감을 드러냈다.

소유진측은 “소유진이‘따사모’(연예인 봉사단체) 모임인 줄 알고 갔는데 이 후보 지지모임이어서 당황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스포츠한국에 따르면 차태현도 팬카페 ‘아가페’에 7일 글을 올려“하루 동안 제일 힘든 날이었다”면서 “우리의 진심과는 벌써 멀어졌다고 생각한다. 사실 그 자리까지 가서 나랑 재욱이형은 들어가지 않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아닌 것 같아서”라고 썼다.

차태현은 이어 “내가 가장 힘든 건 훈이형, 유진이, 지훈이, 재원이. 일이 이렇게까지 될 줄 몰랐을 우리 회원들에게 넘 미안하다”며 “아마 내가 그 자리에 있었다면 난 어땠을까. 여러분들이 내 걱정을 하는 건 알겠지만 나보다 그들이 더 걱정된다”고 했다.

영화배우 정준호씨측도 방송인터뷰에서 “정준호가 특정 당을 지지할 만한 그런 걸 가지고 있지 않다”며 “마음이 편안하지 않은 게 있다”고 말했다.

성현아,한재석,김선아,에릭,박선영측도 언론을 통해 “봉사활동 지원에 관한 행사인줄 알았다” “동의없이 명단에 이름이 올랐다”는 등의 입장을 내놨다.

기자회견에 참석했던 한 배우의 측근은 “막상 명단에 나갔는데 또 철회한다고 하면 그것 자체가 정치적으로 다시 해석될까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며 곤혹스러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