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엽아 웨이트트레이닝 자제해."

SK 김성근 감독이 이승엽의 웨이트트레이닝에 대해 제동을 걸었다. 완벽하지 않은 몸상태로 무리하다가 더 큰 부상이 올지도 모른다는 걱정 때문이다.

김 감독은 3일 '왼손엄지 수술부위가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않아 타격훈련 일정을 조금 미룬다'는 본지 보도를 보고 바로 근심어린 목소리로 말했다. "그렇지 않아도 지난 번 신문에 실린 사진을 자세히 봤다. 기구를 드는데 오른손은 엄지까지 꽉 쥐고 있었지만 왼손은 엄지를 편 채로 엉거주춤한 자세였다. 그런 식으로 밸런스가 유지될지 걱정된다"며 한숨을 쉬었다. "지금 필요한 건 완전한 회복인데 너무 일찍부터 무리하는 것 같아 걱정"이라며 "올시즌 반드시 잘 해야 한다는 중압감이 이승엽을 너무 몰아세우고 있는 것 같다"는 의견도 피력했다.

사실 김 감독은 이승엽 외에도 선수들이 과도한 웨이트트레이닝으로 몸집을 부풀리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는다. 근육이 커지면 아무래도 그동안 쌓아왔던 스윙 궤적이나 중심이동, 허리회전 속도 등이 영향을 받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웨이트트레이닝은 반드시 해야 한다. 그러나 어느 정도까지만 해 체력과 파워를 올리는 것만 하면 된다. 결국 중요한 것은 종합적인 밸런스지 파워 하나에만 의지해서는 안된다"고 늘 말해왔다.

김 감독은 마지막으로 "이미 파워는 충분하다. 그렇게 몸집이 크지 않을 때도 56홈런을 쏘아올렸다"며 이승엽의 육체적 능력은 이미 최고임을 확인한 뒤 "오히려 집요하게 파고드는 일본 투수들을 상대할 수 있는 정신적인 노력과 기술 보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심한 감기 몸살로 며칠째 식사도 제대로 못 하면서도 스프링캠프 준비로 쉬지도 못하는 김 감독. 자신도 파김치 상태지만 쉬지 못하고 뛰고 있는 이승엽이 행여나 다칠까 오히려 걱정하는 모습에서 제자에 대한 무한한 애정이 엿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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