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 당선자 비서실 보좌역인 정두언 의원과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기획조정분과 간사인 박형준 의원은 공통점이 있다. 부인들이 미술계에서 이름난 갤러리 대표라는 점이다. 이 당선자 주변의 새 실세인 정·박 의원의 부인들은 공교롭게도 지난달 말 서울 강남구 청담동 갤러리 건물인 '네이처 포엠'에 나란히 지점을 냈다.
정두언 의원의 부인 이화익(51)씨는 2001년 서울 인사동에 '이화익갤러리'를 낸 뒤 2005년 종로구 송현동으로 이전해 운영하고 있다. 이화여대 영문과와 이화여대 대학원 미술사학과를 졸업했다.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사와 갤러리 현대 디렉터를 거쳤다. 2006년에 이화익갤러리에서 홍콩 크리스티에 출품했던 화가 김동유의 '마릴린 먼로-마오'는 3억2300만원에 낙찰돼 당시 국제 경매에서 팔린 한국 현대미술품 중 최고 기록을 찍었다. 청담동에 낸 새 지점에서 2월 13일부터 열 예정인 젊은 작가인 이수경과 이기영 2인전을 준비하고 있다.
박형준 의원의 부인 조현(51)씨는 1990년 부산에서 '월드화랑'이라는 이름으로 갤러리를 낸 뒤 이후 '조현화랑'으로 이름을 바꾸고 지금까지 운영하고 있는 부산 지역의 유명한 화상이다. 역시 청담동 '네이처 포엠' 건물에 지난달 지점을 냈다. 부산 본점에서는 그동안 전혁림, 박서보, 정창섭, 윤형근, 윤명로, 곽훈, 이강소 등 중견·원로 국내 작가들을 소개해 왔다. 서울 청담동 지점에서는 임자혁, 이선경, 유정현, 이소연 등 30대 젊은 작가들로 기획전을 열었다.
이들은 남편이 차기 정권의 실세로 부각된 것에 대해 조심하며 말을 아끼고 있다. 조현 대표는 "남편과 상관 없이 오래 전부터 화랑을 하던 것이고, 지금은 사실상 실무자들에게 맡기고 손을 뗀 것이나 다름없다. 남편과 나를 너무 연관 짓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