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강점기에 헐려 전주 류씨 종중의 제각(祭閣) 부재로 매각됐던 전주부(府) 동헌이 74년 만에 복원된다.

전북 전주시는 31일 "전주 류씨 대표 류인수(74)씨가 완주군 구이면의 제각 부재들을 고스란히 기증해 와, 풍남동 한옥마을로 옮겨 동헌으로 복원 중"이라며 "연내 복원을 마치겠다"고 밝혔다.

전주부 동헌은 당초 7칸(측면 4칸)의 장중한 한옥이었으나, 제각으로 이축되면서 6칸으로 줄었고, 내부도 제실 용도에 맞춰 일부 개조됐다. 시는 "우선 골격을 현재 상태로 조립한 뒤, 고증을 통해 동헌 내·외부 모습을 갖추고, 7칸으로의 복원은 추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옛 전주 동헌 모습. 창문에 유리가 끼워진 것 등으로 미뤄 1920년대에 촬영된 사진으로 서승 전주문화원장은 추정했다.

전주판관(부윤)이 집무하던 전주부 동헌은 1890년 화재로 이듬해 신축됐으나 1895년 부(府)가 군(郡)으로 바뀌면서 전주군 청사로 사용됐다. 일제는 새 군청사 건립을 위해 1934년 이를 철거하고 부재들을 전주 류씨 종중에 매각했다.

동헌은 은행 건물이 들어선 당초 터(전주시 완산구 경원동)로 가지 못하고, 전주향교 서편에 자리잡게 됐다. 송하진 전주시장은 "전통문화 도시로서의 격조를 높이면서 전주 한옥마을의 새로운 관광자산을 갖추는 사업"이라며 "이를 전라감영(옛 전북도청 터) 복원으로 이어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