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최초로 세계최고의 격투기대회인 UFC(Ultimate Fighting Championship)에 진출, 첫 승을 거둔 김동현(26ㆍ팀 매드)은 해병대(894기) 출신이다. 용인대 유도학과 2학년 재학 중에 해병대에 지원해서 갔다. 일부러 그랬다. 김동현은 "항상 격투기 선수가 되고 싶었다. 천직인 듯 싶었다. 이왕 갈 군대, 정신력도 기르고 신체적 강인함을 기르기 위해 해병대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김동현은 요즘 '테크노 골리앗' 최홍만을 제치고 한국 격투기 최고의 스타로 부상하고 있다. 각종 포털사이트에 한국인 격투기 선수 중 검색순위는 항상 1위를 차지하고 있다. 1m84, 77kg의 탄탄한 몸을 갖춘 그는 용인대 유도학과 재학 중 스피릿 MC 아마추어리그에 출전한 뒤 본격적으로 프로로 전향했다.
유도를 베이스로 주짓수(유도가 변형된 브라질의 실전유도)까지 연마한 그는 최근 타격실력까지 일취월장했다. 2006년 일본무대 '딥(DEEP)'에 진출한 그는 탄탄한 실력으로 무패행진(7승1무)을 벌이며 UFC에 입성했다.
그리고 지난달 25일 미국 라스베가스 MGM 그랜드가든에서 열린 UFC 84 웰터급 경기에서 영국의 제이슨 탄을 3회 3라운드 시작 25초 만에 팔꿈치 연타로 기권승을 거뒀다.
그는 유도명문인 용인대 유도학과 출신이다. 그러나 엘리트 코스를 밟지 못했다.
다른 선수들 보다 뒤늦은 대전 삼천중 3학년때 유도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대전 지역에서는 유망한 유도선수였지만, 전국대회에서는 번번히 고배를 마셨다.
그는 충남고 2학년 때부터 격투기 선수로 진로를 바꿨다. 1998년 TV에서 본 일본 격투기 '슈토'의 매력에 흠뻑 빠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당시 격투기는 국내에서는 생소한 종목이었다. 마니아 층들은 있었지만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 김동현은 "아무도 몰라줘도 나의 길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결코 포기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2006년 일본에 첫 발을 내딛었을 때 많이 힘들었다. 아는 사람도 없고 말이 통하는 사람도 별로 없었다.
이때 예상치 못했던 한 사람이 찾아왔다. 2인조 가수 듀오 '캔'의 배기성이었다.
격투기 마니아였던 배기성은 일면식도 없던 김동현이 일본에 있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갔다. 그리고 급격히 두 사람은 친해졌다.
김동현은 "당시 힘들어서 포기할 생각도 했는데 '어차피 감내해야 하는 것'이라는 기성이 형의 말을 듣고 정신을 차린 적이 많았다"고 밝혔다.
배기성은 UFC 84에 데뷔한 김동현을 위해 노래를 한 곡 선사했다. 김동현은 그 음악을 들으며 한국 최초로 UFC 무대에 입장했다. 제목은 스턴 건(Stun Gunㆍ전기 충격기)이다. 김동현의 별명이기도 하다. 김동현의 스트레이트가 워낙 위력적이라 맞으면 전기 충격기를 맞은 것처럼 제자리에서 쓰러진다고 붙여진 별명이다.
입장곡을 받은 김동현은 그 보답으로 다음달 1일 순천에서 열리는 배기성의 콘서트에서 무대인사를 한다.
- Copyrights ⓒ 스포츠조선,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