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의 존경받는 백인 감독 클린트 이스트우드(Eastwood·78 ·사진 왼쪽)와 미국 흑인 영화를 대표하는 흑인 감독 스파이크 리(Lee·51·오른쪽)가 설화(舌禍)로 인한 구설수에 휘말렸다.
발단은 스파이크 리로부터 시작됐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 흑인부대의 활약을 그린 신작 '성(聖) 안나 성당의 기적(Miracle at St.Anna)'을 들고 지난 5월 칸 국제영화제를 찾았다가 기자회견에서 한 세대 위 선배를 비판한 것. "할리우드 전쟁영화에는 흑인 병사들이 등장하지 않는다. 클린트 이스트우드도 전쟁 영화를 2편이나 만들면서 흑인 병사를 한 명도 등장시키지 않았다"는 게 요지였다. 스파이크 리가 언급한 이스트우드의 영화는 2차 대전 말기인 1945년 일본 이오지마 섬에 꽂은 미국 성조기가 핵심 소재인 '아버지의 깃발'(2006)과 '이오지마에서 온 편지'(〃)다.
이스트우드가 발끈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과의 인터뷰를 통해 리를 정면 공격한 것. "그 유명한 깃발 꽂는 장면에서 흑인 병사는 등장하지 않는다. 스파이크 리는 역사 공부를 더 하는 게 낫겠다"고 반박했다. 이 소동에 미국 연예 정보 사이트들만 신이 났다. 할리우드닷컴(Hollywood.com)은 6일과 7일 이틀 연속 이 사안을 소개하면서 스파이크 리의 인터뷰를 내보냈다. 성격 급하기로 이름난 스파이크 리가 이스트우드를 "성난 늙은이(angry old man)"로 불렀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