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네 정말 꼴통이구만! 자넬 급제시키는 게 출사보다 더 어렵겠네" "어차피 높은 것들은 다 뒷구멍으로 들어가는 게 궐이다" "공자도 못 외는 문자가 있고 부처도 못 외는 염불이 있네"
엄숙한 사극과는 어울리지 않지만, 정곡을 찌르며 유쾌상쾌통쾌한 이 대사들. 바로 '홍국영 어록'이다.
MBC 월화사극 '이산'이 16일 종영했다. 마지막 회에는 홍국영이 없었다. 하지만 시청자들은 그를 절대 잊을 수 없다. 또 홍국영을 연기했던 한상진도 마찬가지다.
'이산' 초반, 정조(이서진분)가 세손시절 한 인물이 극에 등장했다. 그는 명석한 두뇌를 가지고 세손을 도왔고 정곡을 찌르는 말로 상대방을 당황시켰으며 생각한 것은 바로 행동으로 옮기는 행동파이기도 했다. 바로 그 유명한 '홍국영'이었다. 하지만 당시 많은 시청자들은 홍국영을 연기하는 한상진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했다.
그리고 곧 시청자들은 이 한상진의 매력에 빠지게 됐다. 홍국영의 모습을 완벽하게 재현하면서 또 그 이전에 그려지지 않은 그의 인간적인 모습이 어필된 것. 한상진은 시청자들로부터 "이산에서 가장 신선한 캐릭터"라는 평을 받으며 인기를 끌었다. 연기 인생의 전환점을 맞은 것이다.
사실 한상진이 데뷔한지는 올해 9년째다. 지난 1997년 광고 모델로 연예계에 데뷔, KBS2 '황금사과' SBS '백만장자와 결혼하기' 등에 출연했었다. MBC '하얀거탑'에서 본격적으로 얼굴을 알리기 시작했지만 지금처럼 큰 주목을 받은 것은 처음이다.
한상진은 '이산'을 통해 많은 것을 얻었다. 배우로의 이름을 높였고 지난 연말에는 데뷔 8년만에 '신인상'을 거머쥐었다. 이로 '이산'으로 더욱 성장할것을 예상할 수 있다.
한상진은 이런 역할을 맡게 되고 큰 관심을 받는 것이 "꿈"이라고 이야기했다. "'사극'의 거장이신 이병훈 감독님과 호흡을 맞추는것 자체가 꿈이다. 정말 감사하다"고 이야기했다.
한상진은 "무엇보다 인간관계에서 많은 수확을 얻었다. 이럴때일수록 겸손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겸손함도 잊지 않았다.
◆ 실제 홍국영은? ◆
1748년 영조 24년에 출생해 정조의 오른팔로 정조가 왕위에 오르기까지 가장 큰 공을 세운 홍국영. 뛰어난 머리와 단호한 야망으로 세손의 두터운 총애를 입었던 홍국영은 정조가 즉위하면서 동부승지에 이어 숙위대장을 겸직하며 도승지까지 오른다. 문관직과 무관직을 모두 장악했음을 의미한다.
하지만 홍국영 역시 '세도'의 끝을 보며 초라하게 권력에서 물러났다. 홍국영은 훗날 가산을 몰수당하고 횡성현 전리로 좌천당했다가 다시 강릉부로 방축되며 권세를 잃게 된다. 홍국영은 지병을 얻고 강릉부에서 사망한다.
아직까지도 홍국영에 대한 의견과 평가는 분분하다. 그의 탁월한 정치 능력에 대한 긍정적인 면과 권력에 눈이 멀었다는 부정적인 면이 대립된다.
어쨌든 드라마 '이산'은 홍국영에 대해 새롭게 해석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시청자들은 그의 어록과 함께 '홍국영'을 기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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