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절모 쓴 '검사', 그 때 그시절로…









#에덴의 동쪽? 1960~2000년 시대극


연정훈은 각진 중절모가 가장 잘 어울리는 배우다. 최민수 송승헌처럼 선 굵은 카리스마를 자랑하지는 않지만, 그 서글서글한 눈매와 가는 입술이

중절모가 주는 차분한 지성미와 잘 맞아 떨어진다는 평이다.

1960년부터 2000년대를 아우르는 시대극 '에덴의 동쪽'(MBC, 연출 김진만)은 연정훈에게 맞춤복처럼 꼭 맞는 작품이다.

출생의 비밀로 좌절을 겪는 검사 이동욱에 연정훈이 아닌 다른 배우를 떠올리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송승헌씨가 야성미를 상징한다면, 저는

지성미를 선보여야하는 역할이에요. '모래시계'에서 박상원 선배님이 선보인 이미지와도 비슷합니다. 기존 현대극에서 명랑한 역할을 많이 맡았다면

이번엔 감정신이 유독 많아요."








#인연… 시대극 꿈꿀때 캐스팅 제의


'에덴의 동쪽'과 얽힌 기이한 인연도 털어놨다. "군에서 막 제대한 후 '모래시계'를 1편부터 끝까지 다시 봤어요. 그 방대한 스케일에 큰

감동을 받았죠. '나도 이런 시대극에 한번쯤 출연하고 싶다'고 막연히 생각하고 있었는데 '에덴의 동쪽' 캐스팅 제의가 들어왔어요. 운명이다

싶었죠."








#가족… 만장일치 출연 찬성


이미 잘 알려졌다시피, 연정훈은 탤런트 연규진의 아들이자 한가인의 남편이다. 그런 그에게 '배우'란 어떤 의미를 지닐까.

"어렸을 땐 '직장'이라고 생각했어요. 아버지가 아침에 일터에 나가시는 걸 보며 막연히 그렇게 생각했고, 저도 같은 직업을 얻었죠. 지금

제게 '배우'는 일터이자, 제 안에 있는 무언가를 충족시켜주는 보물과도 같아요. 작품 하는 걸 좋아하고 새로운 사람들과 호흡을 맞춰 가는데서

재미를 찾고 있어요."

'에덴의 동쪽'은 가족들로부터 만장일치의 찬성을 얻어 출연을 결정한 작품. 평소에도 작품 선택에 앞서 의견을 많이 주고받는 편이다. "하지만

막상 촬영에 들어가면 서로의 연기에 대한 평은 되도록 삼가요. 각자 방에 들어가서 몰래 모니터링하고, 서로 모른 척하는 식이죠.(웃음)"








#어울림… 부각되고 싶진 않아


3년간의 군 생활을 마친 연정훈은 요즘 '훨씬 부드러워졌다'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 "여러 사람들과 공동체 생활을 하면서 많이 달라진 것

같아요. 저와는 다른 환경을 가진 사람들의 생각, 간부들의 생각, 특히 저보다 훨씬 어린 간부들의 생각들을 접하면서요. 나 하나보다 '우리'에

대해 배려하는 법을 배운 셈이죠."

송승헌 연정훈 한지혜 이다해 이연희 박해진 등 톱스타들의 대거 출연으로 한국판 '오션스 일레븐'이라는 별칭을 얻었던 이번 대작을 시작하는

소감도 남다르다. "더 부각돼 보이고 싶다는 욕심은 추호도 없어요. 좋은 작품 한 편을 만들기 위해 모인 분들이잖아요. 제가 조금 적게 나오더라도

작품의 질이 높아진다면 상관없어요. 작품이 살아야 배우 개개인도 살아나는 거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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