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광주, 이선호 기자]"완봉을 놓쳐 아쉽다".

아쉽긴 아쉬운 모양이다. 다잡은 생애 2호 완봉승을 아깝게 날린 삼성 '흑마구' 전병호(35)가 경기후 장탄식을 했다. "볼을 던지려고 했는데 완봉을 놓쳐 아쉽다"며 진한 한숨을 토해냈다.

스코어는 13-0. 9회말 2사 2,3루. 타석에는 나지완이 자신을 잔뜩 노려보고 있었다. 볼카운트 2-1 절대적으로 유리했다. 한 타자만 잡으면 97년 이후 11년만에 생애 두 번째 완봉승이 기다리고 있었다.

6구째 볼을 던져 땅볼을 유도하려 했다. 그러나 체인지업이 치기 좋게 스트라이크존으로 몰렸고 나지완의 방망이가 가볍게 돌아갔다. 타구는 2루수 옆을 빠지는 깨끗한 2타점 적시타. 전병호는 마운드에서 하늘을 보며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선동렬 감독은 지체없이 투수를 교체했다. 완봉 완투가 날아갔다. 결국 8⅔이닝 5피안타 2실점. 경기후 전병호는 "감독님이 6이닝 끝나고 1이닝만 던지라고 했는데 배려해줘서 끝까지 던질 수 있었다. 완봉을 못해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성적보다 팀 성적이 우선이다. 용병이 없는 상황에서 팀의 고참으로 모범을 보여서 좋았다. 7이닝부터 힘이 떨어졌다. 완봉을 놓쳐서 아쉽다. 원래 볼을 던지려고 했는데 …"라며 다시 한번 아쉬운 듯 눈을 감았다.

그래도 선동렬 감독은 "전병호가 제구력과 완급조절이 잘됐다"며 모처럼 칭찬을 해주었다. 난적 KIA를 상대로 2연승과 함께 44일 만에 4위에 복귀했으니 서울로 올라가는 버스안에서 머리라도 쓰다듬어주고 싶었을게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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