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구의 한시대를 풍미했던 '에어본' 전희철(35ㆍSK 2군 감독)이 'SK의 전설'이 된다.

SK가 그를 영구결번 명예의 전당에 올리고, 차세대 지도자로 육성키로 하는 등 특단책을 추진 중이다.

전희철은 지난 5월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은 뒤 SK 2군팀 감독 겸 전력분석관으로 변신했다. 1990년대 고려대 시절 농구대잔치 스타로 떠올라 오리온스 우승신화 주역, 간판 국가대표 등을 거치면서 프로의 마지막 5시즌을 몸담았던 SK에서 25년 농구인생을 마감했다.

이에 SK는 11월 2일 LG와의 시즌 홈 개막전에서 전희철 은퇴식을 성대하게 갖고 그의 배번 13번을 영구결번하는 깜짝 이벤트를 열기로 했다.

그동안 프로농구계에서 영구결번이 된 스타는 고 김현준 코치(10번ㆍ삼성)와 '농구대통령' 허 재 KCC 감독(9번ㆍ동부), 김유택(14번ㆍ모비스) 등 3명이다. 그만큼 혁혁한 족적을 남기고 사랑을 듬뿍 받았다는 표상으로, 아무나 받는 영예가 아니다.

이와 함께 SK는 전희철을 농구 선진국 미국으로 유학을 보내 지도자 연수를 받도록 하는 예우를 추진하기로 했다. 장기적인 안목으로 지도자 육성 프로그램을 가동해 진정한 'SK맨'으로 정착시키기 위한 것이다.

김성철 SK 단장이 이미 관련 대책을 마련하도록 지시했으며, 구단 사무국은 전희철이 NBA(미국프로농구)나 하부리그에서 코치수업을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을 물색할 방침이다.

특히 전희철의 은퇴식이 열리는 홈 개막전에는 '수영영웅' 박태환이 시구자로 참석하고, 김태술과 응원가를 함께 부른 가수 마리오가 출연해 전희철의 떠나는 길을 더욱 빛내 줄 예정이다.

전희철은 "SK에 2군 팀이 없었다면 은퇴를 더 고민했을지 모른다. 지금은 SK의 배려에 후회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