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보니 이란 축구는 겉과 속이 달랐다.
5일(한국시각) UAE 두바이에서 만난 알리 다에이 이란 감독(40)은 명성 만큼 강한 카리스마가 흘렀다. "우리가 이긴다"고 호언장담했다.
그러나 6일 테헤란에서 만난 이란 현지인들의 평가는 사뭇 달랐다. 축구 열기는 가득했지만 다에이 감독의 지도력에 대해선 불신이 팽배했다. 이란 축구의 살아있는 전설이라고 믿기에는 괴리감이 있었다.
첫 출발부터 문제였다는 것이 현지 여론이다. 다에이 감독은 지난해 3월 이란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았다. 직전에 2002년 한-일월드컵과 2006년 독일월드컵에서 한국과 인연을 맺은 이란계 미국인 압신 고트비 코치가 대표팀 감독에 선임됐다는 보도가 있었다. 하지만 이는 하루 만에 오보가 됐다. 다에이 감독이 그 자리를 꿰찬 것이다. 이에 대해 현지에선 감독 경력이 일천한 다에이가 대표팀 사령탑 자리를 돈으로 샀다는 소문이 지금까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여기에다 스타 플레이어들과의 마찰로 입지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 대표적인 선수가 알리 카리미(30ㆍ페르세폴리스)다. 카리미는 독일 분데스리가 최고의 클럽인 바이에른 뮌헨에서 뛰다 지난해 국내로 복귀한 이란 최고의 공격수다. 2004년 7월 중국 지난에서 열린 아시안컵 8강 한국전에서는 해트트릭을 작성하며 본프레레호를 4대3으로 무너뜨렸다. 하지만 다에이 감독과의 불화로 카리미는 현재 대표팀 합류를 거부하고 있다고 한다.
이런 분위기는 한국전 엔트리에서도 묻어난다. 해외파는 네쿠남과 쇼자에이(이상 오사수나), 하셰미안(보쿰) 등 3명 밖에 호출하지 않았다. 대신 그 자리를 국내파 젊은 선수들이 채우고 있다. 이란 축구가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허정무호로선 나쁘지 않은 소식이다.